[UCL 포커스] 샤흐타르, '내전의 아픔' 우크라이나 위로할까
입력 : 2015.0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해 반정부 시위로 친러시아 성향의 정권이 무너지면서 시작된 우크라이나 내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만나 휴전에 대해 합의했지만 채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다시 교전이 벌어지고 말았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여전히 불안하고 불행한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친러시아 세력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전투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난민이 발생하는 등 내전은 되돌릴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크라이나의 한 축구클럽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 축구의 절대 강자이자 이제는 유럽에서도 인정하는 ‘다크호스’인 샤흐타르 도네츠크가 챔피언스리그 8강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샤흐타르는 1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각) 유럽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자신들의 홈경기이지만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인해 도네츠크에서 1000km 가까이 떨어진 리비브에서 뮌헨과의 경기를 치른다.



샤흐타르의 홈구장인 돈바스 아레나는 내전 이후 이재민들의 피신처로 쓰이고 있으며 경기장 시설도 많이 파괴됐다. 무엇보다 불안정한 정세로 도네츠크에서의 경기는 오래전부터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샤흐타르는 지난 시즌 조별리그 탈락의 아쉬움을 딛고 올 시즌 선전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이 기세를 몰아 16강을 넘어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지만 그 문턱을 지키고 있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샤흐타르의 최대 강점은 조별리그 6경기에서 15득점을 기록한 강한 공격력인데 바이에른 뮌헨은 조별리그에서 17득점을 기록했다. 패스 연결과 점유율에서는 아예 32개 참가팀 중 1위다. 지금까지의 경기력만으로는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샤흐타르에게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뮌헨은 샤흐타르와 유럽대항전에서 처음 상대한다. 막강한 뮌헨이지만 ‘미지의 존재’인 샤흐타르가 마냥 쉬운 상대일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샤흐타르의 중심에는 명실공히 우크라이나 최고의 명장으로 인정받고 있는 루체스쿠 감독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루체스쿠 감독과 샤흐타르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지난 08-09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에서 3-2로 승리한 기억이 있다. 그 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유럽 챔피언에 올랐던 바르셀로나와 과르디올라에게 샤흐타르는 단단한 수비와 역습을 통해 자신들의 홈인 캄프누에서 패배의 아픔을 선사했던 것이다. 

루체스쿠 감독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실점을 최소하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베이스로 하되 드물게 찾아오는 역습 기회에서 반드시 득점을 뽑아내야 할 것이다. 아드리아누와 테세이라로 대표되는 브라질 라인업이 중심이 되는 샤흐타르의 빠른 역습과 공격력은 이미 검증이 된만큼 얼마만큼 실점을 줄이고 찬스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샤흐타르의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단순한 ‘한 경기’가 아니다. 내전으로 인해 홈 구장을 잃고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샤흐타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들을 응원하고 기다리고 있는 도네츠크의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고 싶을 것이다. ‘도네츠크’가 아닌 ‘리비우’에서 샤흐타르가 내전의 상처를 이겨내고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들에게 따뜻한 봄과 같은 희망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멋진 경기를 치르기를 기대한다.

글=우승호 객원에디터
사진=샤흐타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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