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기성용-구자철과 함께해 행복했던 11년의 시간
입력 : 2019.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국가대표 주장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동갑내기 미드필더 기성용(30, 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 아우크스부르크). 그들이 있어 한국 축구는 행복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구자철은 2019 UAE 아시안컵을 마치자 마자 국가대표 은퇴를 공식화했다. 기성용도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더니 30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붉은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두 선수는 10여년 동안 한국 축구를 지탱했다. 2011년 1월에 이영표, 박지성이 국가대표 은퇴를 하며 퇴장한 뒤에는 실질적인 기둥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8년 뒤 선배들에 이어 국가대표로서의 활약을 마감하기로 했다.

올해로 만 30세인 두 선수의 국가대표 은퇴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아직 한창의 나이이기 때문이다. 나이만 놓고 보면 이른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은 10여년의 시간 동안 한국 축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았다. 기성용은 A매치 110경기(10득점), 구자철은 A매치 76경기(19득점)를 뛰었다. 경기수를 볼 때 이미 한국 축구를 위해 충분히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으며 한국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데 앞장섰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이 대표적이다.

기성용은 2007 U-20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에 나섰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월드컵도 3차례 나섰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 2015 호주 아시안컵, 2019 UAE 아시안컵까지 아시안컵도 마찬가지로 3차례 출전했다.

구자철은 2009 U-20 월드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소화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고 아시안컵은 기성용과 똑같이 3개 대회 연속해서 나섰다.

특히 국가대표로서 어린 나이 때부터 A매치를 소화하며 한국 축구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기성용은 2008년 9월 5일 요르단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이를 시작으로 기성용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활약했다. 그렇게 11년 동안 110경기를 뛰며 한국 축구의 중원을 지키고 전술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구자철은 기성용보다 먼저 A매치에 데뷔했다. 2008년 2월 17일 중국전을 통해 국가대표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2010년 들어서부터 국가대표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2선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더구나 두 선수는 나란히 국가대표 주장을 역임했다. 구자철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주장,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주장을 맡았다. 이들이 단순히 경기만 뛴 것이 아닌 한국 축구를 위해 앞장선 것이다.

그들의 활약이 있어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최초 원정 16강에 올랐다.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또한 빼어난 경기력과 실력으로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도 이들이 가진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실력은 자연히 한국 축구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물론 기성용, 구자철의 국가대표 은퇴가 아쉽다. 하지만 예전에 박지성이 그랬던 것처럼, 기성용과 구자철도 A매치 출전을 위해 대륙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하면 무릎에 물이 차거나 부상이 악화되는 등 몸에 무리가 왔다. 이러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지만 선수의 몸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결정에 존중해야 한다.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성용, 구자철은 한국 축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그들의 플레이가 있었기에 한국 축구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끝까지 헌신한 그들이 있어 행복했고 감사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