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메모] ‘축구 갈증’ 광주 유스, “친구들이 볼보이하는 우리 부러워 해”
입력 : 2020.05.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허윤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현장을 찾을 수 있는 인원은 극히 제한적이다.

양 팀 선수단과 코치진, 구단 직원, 취재진을 비롯해 경기 진행을 돕는 스태프 정도다. 이러다보니 볼 보이를 향한 동경의 시선도 이어졌다.

9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안방 개막전을 앞둔 경기장 주변은 한산했다.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이유가 컸다. 경기장을 한 바퀴 둘러보던 중 줄넘기를 하는 세 명의 소년이 눈에 띄었다.

광주 15세 이하(U-15) 팀 소속의 성환의, 엄준혁, 김태혁 군이었다. 단체 훈련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코치진이 내준 개인 훈련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엄준혁 군은 “단체 훈련을 못 한지 꽤 됐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함께 공으로 하는 훈련이 재밌다. 혼자하는 건 힘든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세 친구는 이날 경기 볼보이 임무를 수행한다고도 밝혔다. 성환의 군은 “감독님이 번갈아가며 볼보이 임무를 주신다. 주변 친구들은 경기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기 때문에 나보고 좋겠다고 부러워한다”라며 축구에 목 마른 주위 모습을 전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도 모두 광주 소속이었다. 엄준혁 군은 이으뜸, 성환의 군은 아슐마토프, 김태혁 군은 펠리페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에 대한 좋은 기억도 있었다. 성환의 군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보기도 하고 가끔 에스코트 키즈를 하며 만나기도 한다”라며 인연을 말했다.

엄준혁 군은 광주의 수문장 윤평국의 실착 장갑을 받은 일화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에스코트 키즈를 할 때 윤평국 선수에게 장갑을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윤평국 선수가 경기를 마친 뒤 주겠다고 했고 실제로 받았다”라며 추억을 떠올렸다.

성환의 군 역시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윤평국 선수가 간식을 나눠줬을 때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고, 아슐마토프 선수에게는 사인을 못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슐마토프 선수가 미안하다고 답장을 보내줬다”라며 웃었다.

세 친구는 광주의 개막전 완승을 예상했다. 그들은 “2-0 혹은 3-0으로 이길 것 같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펠리페, 이으뜸, 아슐마토프는 모두 선발로 경기에 나선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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