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창단 첫 3득점+대전 격파', 충남아산은 축제 분위기였다
입력 : 2020.10.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아산] 곽힘찬 기자=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려 퍼지자 충남아산FC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관중석과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이라는 거함을 잡은 건 짜릿함 그 이상이었다.

충남아산은 4일 오후 4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2라운드 경기에서 대전을 3-2로 격파했다. 이른 시간에 수적 우세를 안은 충남아산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원석, 이재건, 브루노가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의 여신은 전반 초반부터 충남아산에 손짓하기 시작했다. 전반 21분 서영재가 헬퀴스트에게 거친 태클을 범하다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물론 ‘우승 후보’ 대전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충남아산이 리드를 잡으면 대전이 따라갔다.

사실 충남아산은 다 잡은 경기를 놓칠 뻔했다. 이재건의 환상적인 중거리 득점에 힘입은 충남아산은 경기 막판까지 2-1로 앞서고 있었지만 후반 40분 박용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2-2가 됐다. 하지만 충남아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대전을 압박했고 후반 44분 브루노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면서 대전이라는 ‘거함’을 격침 시킬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박동혁 감독과 선수들 모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들뜬 선수들의 목소리가 인터뷰실까지 들려왔고 박동혁 감독 역시 기자회견장에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물론 “실점한 장면은 선수들이 안일했고 반성해야 한다. 내용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박동혁 감독의 목소리엔 기쁨이 묻어나왔다.

함께 경기를 지켜본 충남아산 프런트 직원들도 극적인 결과에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인터뷰실에서 기자들을 맞이하는 직원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 후 어려움이 많았기에, 그리고 최근 연패를 기록하고 있었기에 대전전 승리는 어느 때보다 값질 수밖에 없었다.

사실 2부리그의 하위 팀들은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3부리그 승강제가 존재하지 않는 만큼 1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마지노선과 멀어질수록 선수들은 힘이 빠지게 된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나름대로 방법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어줬다. 박동혁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남FC전 패배 후 선수들과 함께 늦은 시간에 치킨을 먹으면서 기분 전환을 했다. 오늘 대전전은 운도 따르긴 했지만 선수들이 얻어낸 값진 결과다”라고 언급했다.

물론 사소한 부분이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격려했다. 이는 선수들의 투지를 더욱 불태우게 했다. 재창단 후 K리그2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선수들은 대전전 승리로 이러한 꼬리표를 던져버리고 싶었다.



충남아산은 창단 후 첫 3득점을 기록했다. 그것도 ‘우승 후보’ 대전을 상대로 말이다. 어쩌면 대전전 승리는 리그 첫 승이었던 경남전보다 기쁨이 더 했을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선수들은 그동안 외로운 싸움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완벽하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잃을 것이 없기에 선수들의 의지는 더욱 불타오른다. 충남아산은 이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다시 담금질에 나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곽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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