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이재영-이다영 父의 “반성하면 기회 달라” 발언, 피해자 향한 2차 가해
입력 : 2021.0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학교 폭력 가해자인 이재영, 이다영 자매. 반성한다면 다시 기회를 줘도 될까? 기회를 다시 주는 순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하는 것이 된다.

1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재영, 이다영의 부친인 이주형 익산시청 육상팀 감독은 학창 시절 두 딸에게 폭력을 당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라고 했다.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 폭력 가해자로 드러난 뒤 소속팀 흥국생명을 통해 사과문을 전하고, 피해자에게도 사과했다. 그리고 현재 팀 숙소에서 떠난 상태다. 추가 피해자가 드러나면서 사건은 더욱 커졌고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정지, 흥국생명도 소속팀 경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가 내려진 뒤 이재영, 이다영의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주형 감독은 이에 대해 “누구나 과거 잘못했던 일이 나오면 전부 내려놔야 한다”면서도 “당사자가 진심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한다면 한 번 정도는 용서하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딸이 반성하면 징계를 해제하고 코트에 복귀하도록 배려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이재영, 이다영이 저지른 일들이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로 끝날 수 있는 사건인지 되묻고 싶다. 오히려 영구 제명으로 배구계에서 영원히 퇴출당하여도 할 말 없다.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 폭력을 저질렀고 피해자의 꿈을 짓밟고 올라섰다. 이재영, 이다영이 국가대표가 되고 V-리그 최고의 스타가 되는 과정의 이면에는 피해자의 고통과 눈물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주형 감독은 반성할 테니 기회를 다시 달라며 동정에 기대는 발언을 할 뿐이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이재영, 이다영이 피해자였다면 이주형 감독은 같은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그러면서 이주형 감독은 "극단적 선택 등을 할까 봐 며칠간 잠을 설쳤는데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여기서도 현실 인식의 문제가 드러났다. 반성해서 다행이 아니다. 반성하고 자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버지로서 딸들을 감싸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지금은 감싸는 것으로 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먼저 나서서 피해자에게 반복해서 용서를 구해야 한다. 사과 한 번 하고 꼭꼭 숨은 채 딸들도 반성하고 힘들어한다는 말로는 피해자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을 빨리 넘기고 상황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일 뿐이다. 죗값을 치르는 것은 자기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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