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선홍, “(유)상철이네 가족과 잘 지냈는데, 먹먹하고 미안해”
입력 : 2021.06.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황선홍(52) 감독이 아끼는 후배 유상철(49) 감독과 추억을 회상했다.

유상철 감독이 지난 7일 저녁 영면했다. 2019년 11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싸우다 1년 7개월 만에 별이 됐다.

유상철 감독은 1994년 울산 현대에서 데뷔해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 가시와 레이솔 등에서 활약했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까지. 대한민국 축구의 원조 멀티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쳤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은퇴 후 대전 시티즌(현재 대전하나시티즌), 울산대학교,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2019년 인천의 긴급 소방수로 투입돼 병마를 안고도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인천 명예 감독으로 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다.

이후 상태가 호전돼 외부 활동을 하는 등 축구계 관계자, 국내 팬들, 일본 팬들의 응원 속에 병마를 딛고 일어서는 듯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 1월 들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암 세포가 뇌에 전이 됐다. 결국, 생을 마감했다.

부고 소식을 접한 황선홍 감독은 7일 늦은 밤 서울 아산병원으로 달려갔다. 후배의 영정 사진을 본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전 스포탈코리아와 통화에 응한 황선홍 감독은 “어제 저녁에 (유)상철이를 잠시 보고왔다. 조금 있다가 2002 멤버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상철 감독은 황선홍 감독의 건국대학교 직속 후배다. 2002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수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렸고, 일본 가시와 레이솔에서 함께 했다. 때문에 누구보다 슬프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황선홍 감독은 “타국에서 의지할 사람도 없었고, 일본에 있을 때 1년 반 2년 가까이 잘 지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라고 떠올렸다.

목이 메여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황선홍 감독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2002 월드컵 때 ‘월드컵 첫 승과 16강’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마지막 과제였다. 상철이와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면서, “일본에서 경기 다음 날 우리 가족, 상철이네 가족, 일본 지인들과 같이 식사도 많이 했다. 2002 월드컵을 앞두고 경주에서 합숙을 하는데 가족들과 10분 남짓 얼굴을 봤었나, 당시에 애들도 어리고 그랬었는데...”라고 가깝게 지냈다고 털어놨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유상철 감독과 계속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올 들어 뜸해졌다. 부재중이 떠 있으면 항상 콜백하던 동생이었는데, 그렇게 안부조차 묻지 못한 채 헤어질 줄은 몰랐다.

그는 “지난해에 한 번 만났고, 연락도 했다. 상철이가 내게 ‘운동 하자’고 했을 정도로 몸이 많이 좋아졌다. 내가 연말에 바쁘고 정신없어서 전화를 못했는데 1월에 연락이 닿지 않더라. 항상 콜백이 왔는데, 주변에 알아보니 갑자기 안 좋아졌다더라. 가족들과 지내고 있다고. 먹먹하고 답답하다. 갑자기 이렇게 돼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미안하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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