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경기 4홈런’ 거포 2루수로 진화한 김혜성, ‘ML 진출’ 꿈 아닌 현실로 만든다
입력 : 2024.04.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이 또 한 번 진화한 모습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 7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3연전을 모두 가져간 키움은 7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3위(7승 4패 승률 0.636)에 올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은 시즌 초반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개막 후 5경기까지는 타율 0.174(23타수 4안타)로 방망이가 예열되지 않았지만, 3월 31일 LG 트윈스전 3안타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타율을 0.367(49타수 18안타)로 끌어올렸다. 6경기 중 멀티히트는 5번, 3안타 경기가 3번이나 될 정도로 타격감이 뜨거웠다.

2023시즌 타율 3위(0.335), 최다 안타 2위(186개), 멀티히트 횟수 공동 3위(50번)를 기록한 김혜성이기에 폭발적인 안타 행진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한층 진화한 장타 능력은 눈길을 끈다.

김혜성은 지난해 137경기 621타석에서 7개의 홈런을 쳤다. 이는 2020년(142경기 553타석) 기록했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단 11경기(52타석) 만에 지난 시즌 홈런의 절반 이상인 4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주로 빠른 발을 이용해 2루타와 3루타를 뽑아냈던 김혜성은 올 시즌 초반 담장을 넘기는 파워까지 더한 ‘거포형 2루수’로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포 2루수로 진화하고 있는 김혜성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큰 기대를 받고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혜성은 2년 차였던 2018년 136경기 타율 0.270 5홈런 45타점 31도루를 기록하며 단숨에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이후 김혜성의 성적은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2021년에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뒤를 이어 주전 유격수를 맡은 김혜성은 정규시즌 모든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첫 3할 타율(0.304)을 달성했고 도루왕(46도루)까지 차지하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22년 다시 2루수로 복귀한 김혜성은 129경기 타율 0.318 4홈런 48타점 34도루로 활약 2루수 골든글러브도 획득,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2루수와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기도 했다. 지난해 137경기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25도루로 다시 한 번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김혜성은 3년 연속 골든글러브(2년 연속 2루수 부문)를 수상하며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2루수로 자리 잡았다.

2023시즌을 마친 뒤 김혜성은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2024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얻는 김혜성은 지난 1월 16일 고형욱 단장과 면담을 통해 구단에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이에 키움 구단도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공식적으로 해외진출을 허락했다.

2024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혜성

이미 김혜성은 ‘차기 메이저리거’로 미국 현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꼽은 유망주 TOP 10에서 김혜성은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BA는 김혜성을 뛰어난 컨택 능력으로 2루타와 3루타를 만들어내는 타자로 평가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지난 1월 키움이 김혜성의 빅리그 도전 의사를 수용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컨택 능력이 뛰어난 왼손 타자다. 다음 겨울 스피드와 컨택 능력을 갖춘 2루수로 관심을 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지난 3월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게임에 ‘팀 코리아(한국 국가대표)’ 멤버로 출전해 바비 밀러의 시속 97.3마일(약 156.6km)을 받아쳐 고척돔 담장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터뜨려 주목받았 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혜성은 경기 후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한국 야수 중에는 2루수(김혜성)가 돋보였다. 타격도 좋고 수비할 때 움직임도 좋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공수주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혜성

김혜성은 앞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선배 김하성, 친구 이정후처럼 많은 주목을 받으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가파른 성장세로 약점을 하나씩 메웠고 장점은 더욱 강화해 이제는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매력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뛰어난 도루 능력과 정확한 컨택, 훌륭한 수비력을 갖춘 김혜성은 이제는 장타력까지 겸비한 ‘예비 메이저리거’로 진화하고 있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김혜성

사진=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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