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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작소] 2020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마이크 라이트

기사입력 : 2020.02.19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마이크 라이트, NC 다이노스
선발 투수, 우투 우타, 198cm, 97kg, 1990년 1월 3일생


[스포탈코리아]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기대가 컸던 에디 버틀러가 부상으로 이탈하여 위기를 맞이했으나, 이를 크리스티안 프리드릭으로 빈자리를 잘 메꾸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자 NC는 이 두 선수 모두 재계약하는 대신 프리드릭의 자리에 새로운 투수를 영입하여 더욱 강력한 외국인 투수진을 꾸리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선택한 선수가 2미터에 가까운 훤칠한 키에 강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우완 투수 마이크 라이트였다. 공식 영입 발표는 2019년 11월 22일에 이루어 졌으며, 계약금 20만 달러에 연봉 80만 달러, 총 1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베네츠빌 출신인 라이트는 윗동네의 이스트 캐롤라이나 대학교를 졸업하고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011년 드래프트는 황금 드래프트라고 할 만큼 좋은 유망주들이 많았던 시기였고, 그 사이에서 라이트는 3라운드 4번째 픽(전체 94번째)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다.

2011년부터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라이트는 착실하게 한 단계씩 거치면서 성장해 나갔다. 루키 리그를 시작으로 싱글 A부터 트리플 A까지 모든 레벨을 겪으며,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은 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볼티모어 팬들의 기대를 조금씩 끌어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시즌이 끝나고 평가된 유망주 순위에서 라이트는 팀 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트의 바로 다음 순위에 오른 선수가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선발투수 잭 데이비스임을 감안하면, 라이트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감이 올 것이다.

꾸준하게 성장해온 라이트에게 2015년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다. 트리플 A에서 30.2이닝 동안 2.64의 평균자책점으로 마이너리그 커리어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던 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것은 5월 17일. 꿈에 그리던 빅 리그에서의 등판이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그가 마주한 상대는 LA 에인절스였다. 첫 타자였던 콜 칼훈을 2루수 팝 플라이로 잡더니, 두 번째로 상대하는 타자였던 마이크 트라웃에게 157km/h의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140~160km/h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의 완급조절로 인해 엔젤스의 타자들은 제대로 된 타구도 때려내기 어려웠고, 장타는 앨버트 푸홀스의 2루타 하나밖에 없었다. 7.1이닝 4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으로서는 최고의 시작이었다. 팀이 3:0으로 승리하면서 첫 “W”도 가져가게 된 라이트는 선발 로테이션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버드 노리스의 부진으로 인한 임시 선발로 여겨지던 선수에게는 엄청난 결과였다.

6일 후 만난 상대는 마이애미 말린스. 이번에도 결과는 7이닝 무실점이었다. 승리투수 요건은 만들지 못했지만 단 3안타만을 내주며 마이애미의 타선을 봉쇄했다. 데뷔 첫 경기에서 기록한 게임스코어는 76점, 다음 경기에서 72점을 기록하면서 첫 두 경기에서 모두 게임 스코어 70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이라도 던진 9847명 중 단 31명만이 해낸 기록이다. 역대급 스타트를 보인 라이트의 앞날도 창창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평균적 수준의 평가를 받았던 체인지업이 더 이상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피안타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점점 그의 성적은 하락했고, 이를 극복해보기 위해 슬라이더의 비율도 늘려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여기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더그아웃에서 얼굴이 벌게져 있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는 등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하자 라이트의 성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그래도 팀 내 상위권 유망주였기에 볼티모어는 4년을 더 지켜보았으나, 거기까지였다. 2019년 4월 24일, 볼티모어는 라이트를 시애틀 매리너스로 보내는 결정을 하는 것으로 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하지만 시애틀에서도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 채 시즌 종료와 함께 논텐더 FA 신분이 되면서 KBO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표1] 마이크 라이트의 최근 5년 및 커리어 통산 성적


스카우팅 리포트

커리어 초반에는 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평균 150km/h 초중반 대의, 그러면서도 완급 조절을 통해 140km/h 초반부터 160km/h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뿌렸다. 하지만 문제는 체인지업으로 시작된 브레이킹 볼의 난조였고, 이로 인해 기대치에 비해 시즌 종료 성적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듬해인 2016년부터는 싱커와 슬라이더의 비율을 늘리기 시작했고,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에는 포심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질 정도로 구종 구사율의 변화가 커졌다. 그러나 그의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표2] 마이크 라이트의 2016~2019년 구종별 성적(메이저리그 기준, 구속은 km/h)


레퍼토리가 변화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측정한 구종별 성적을 표로 나타낸 것이다. 전체적으로 포심과 싱커,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타자별 좌우 스플릿을 구분해도 좌타자나 우타자를 상대할 때 그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작년의 경우 우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의 비중을 패스트볼 이상으로 높였는데, 피안타율 0.333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변화를 이뤄내지는 못했다. 물론 29이닝 정도의 작은 샘플이며 리그 이동이라는 변수가 추가되었기 때문에 변화의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라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패스트볼이다. 나이가 들면서 평균 구속은 조금씩 떨어졌지만 여전히 151~152km/h에 이르는 빠른 구속을 보인다. 포심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61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수확을 거두었다. 피장타율 역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라이트는 땅볼보다는 플라이볼 피쳐로서의 성향이 돋보이는데, 패스트볼의 효율성이 여기서 빛을 발했다. 땅볼 비율은 32.9%에 불과하지만 피안타와 피장타를 억제함으로써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나머지 구종들, 특히 주 구종인 싱커와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3할 초중반에 형성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패스트볼의 경쟁력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세컨드 피치를 개발하지 못하면서 빅리그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볼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슬라이더를 다듬는다면 KBO 리그에서도 통할만한 저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이 3할 중반대를 넘나들었지만 그 이전에는 효과적이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좋았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 적절한 배합을 이루어 낸다면 KBO 레벨의 세컨드 피치로는 상당히 좋을 것으로 보인다.


[표3] 마이크 라이트의 2015~2019 슬라이더 구사 비율 및 성적


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라이트는 구위로 상대하는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피안타율이 0.264, K/9가 7.3일 정도로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볼넷 대비 삼진 비율(3.13)이나, 9이닝당 홈런 비율(0.7개)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비율은 9이닝당 1.5개로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라이트가 홈 구장으로 썼던 볼티모어의 홈 구장 캠든 야즈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라이트는 캠든 야즈에서 9이닝 당 2.0개의 피홈런을 허용했는데, 그 외의 구장에서 허용한 수치는 1.1개 정도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캠든 야즈의 홈런 팩터는 1.415(2위)-1.009(18위)-1.236(3위)-1.121(9위)일 정도로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었다.

라이트의 또다른 강점은 내구성이다. 메이저 리그에서 뛰던 5년 동안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기록이 단 한 번 뿐이다. 데뷔 시즌이던 2015년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15일짜리 명단에 들었었는데, 추가적인 재활 절차 없이 바로 복귀했다. 다만 2017년 중반 즈음 어깨 문제로 인해 약 한 달을 쉰 이력이 있다. 복귀 이후로 정상적인 피칭을 계속했지만 어깨 부상은 언제든 다시 재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

부상으로 이탈 이전까지 준수한 활약을 했던 버틀러가 땅볼 위주의 피칭을 했다면, 라이트는 그와는 반대로 플라이볼 위주의 타구 프로파일을 보여준다. 버틀러의 메이저 리그 통산 땅볼 비율이 48.3%였던 반면 라이트는 38.8%에 불과했다. 이런 이유로 작년 버틀러 리포트에서 NC의 내야 수비를 지적했다면 올해 라이트 리포트에서는 외야 수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2019년 NC의 외야 수비는 수비율이 최하위였지만, WAA에서는 4위를 기록해 효율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NC의 외야 수비는 ‘5월 나성범의 시즌 아웃’이 포함된 것을 감안했을 때, 분명한 반등 요소가 있다. 외야수로서 리그 상위의 수비력을 갖추고 있는 그의 복귀는 NC는 물론 라이트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영입한 애런 알테어 역시 메이저리그 기준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될 정도였기에, 올시즌 NC의 외야 수비는 수비율과 WAA는 모든 면에서 상승할 요건을 갖춘 상태이다.

포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양의지가 가세한 NC의 포수진은 지난 해 WAA와 수비율, 도루 저지율 모두에서 리그 1위를 석권했다. 포일 역시 두 번째로 적었다. 올해 역시 양의지와 김태군이 마스크를 쓴다.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포수진을 갖춘 것 또한 라이트에게는 플러스 요인이다.

메이저 리그에서도 통했던 패스트볼이라면, KBO 리그에서는 충분히 정상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컨드 피치의 효율성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슬라이더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라이트는 루친스키와 함께 원투펀치로 거듭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 할 수 있다.

2015년 미국, 김현수의 동료로 첫 두 경기 이후 매번 난타를 당하면서 한국 팬들에게 눈총을 받았던 라이트. 5년이 지난 지금, 동료였던 둘이 대한민국 땅에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맞붙게 된다. 새롭게 펼쳐질 ‘라이트의 야구인생 2막’. 그의 선전을 기원한다.

야구공작소
김동민 칼럼니스트 / 에디터=곽찬현, 송민구


기록 출처=milb.com, Baseball-Reference, Baseball America, Brooks Baseball,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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