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기의 슈퍼서브] '분데스리가 외국인 출전 3위' 日 레전드 은퇴…박수 칠 때 떠난다
입력 : 2024.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슈퍼서브(Super Sub)란 팀에서 '메인'은 아니지만 주어진 기회 속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는 선수를 의미한다. 축구에서 포기할 수 없는 '낭만'과 '스토리', 두 요소가 확실하다. '배웅기의 슈퍼서브' 역시 메인은 아닐지언정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국가, 팀 그리고 선수들을 조명한다.

하세베 마코토(40·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는 1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 통산 700여 경기를 치른 하세베가 선수 생활을 마친다"며 "은퇴 후 구단 코치직을 맡게 될 것"이라 밝혔다.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하세베는 항상 타의 모범이 돼왔다. VfL 볼프스부르크 시절 구자철(35·제주유나이티드)의 독일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운 게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력적으로는 언성 히어로였을지 몰라도 마음가짐과 인성만큼은 '월드클래스'였다.

하세베는 2000년대 초중반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에서 J리그를 평정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J리그1, 천황배 JFA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 등 참가할 수 있는 모든 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볼프스부르크에서는 2008/0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볼프스부르크는 하세베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수비, 에딘 제코와 그라피테가 주축이 된 공격력을 앞세워 최강자 바이에른 뮌헨을 눌렀다. 올 시즌 바이엘 04 레버쿠젠의 우승만큼이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2014년 프랑크푸르트 이적 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미 입단 시점 30대에 접어들고 있었고, 전 소속팀 뉘른베르크에서 장기간 부상 이탈로 강등을 막지 못해 하세베의 활약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적었다. 이때부터 하세베는 니코 코바치 감독 아래 기동력이 비교적 덜 요구되는 센터백으로 중용됐다.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돼 하세베는 센터백으로서 2018/19시즌 독일 매체 '키커' 선정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고, 미드필더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베스트 11에 들었다. 2021년 공로를 인정받아 분데스리가 역대 레전드라는 영예를 안았고, 2021/22시즌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분데스리가 통산 383경기에 나서 아시아 선수 최다 출전 및 외국인 역대 3위 기록을 세운 하세베는 2019/20시즌 차범근(308경기)을 넘어설 당시 "존경하는 차범근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를 뛰어넘은 건 아니다"라는 인터뷰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 하세베는 22년간 선수 경력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라는 다음 챕터를 향한다. 이미 2023년 재계약 후 선수 생활과 지도자 연수, 유소년 코칭을 병행했던 하세베다. 선수 시절 '성실함의 아이콘'이었던 만큼 코치로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세베는 공식 인터뷰를 통해 "이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며 "신중하게 생각한 결과 지금이 적기라 생각한다. 수년 동안 경험하고 성취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되돌아보겠다. 무엇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10년은 잊을 수 없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내 두 번째 고향"이라고 여운 가득한 은퇴 소감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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