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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김진규,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

기사입력 : 2012.02.12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가고시마(일본)] 배진경 기자= 스스로를 ‘철인’이라고 불렀던 선수. 그래서 어떤 시련이나 위기도 거뜬히 넘길 것 같았던 사나이. 그런 김진규(28, 서울)가 지난해에는 많이 아팠다. 몸은 몸대로 상했고 마음은 마음대로 고단했다. 3~4년 동안 그를 괴롭히던 무릎 부상으로 컨디션은 기복을 보였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며 떠났던 중국 무대와 일본 무대에서는 좌절감을 겪었다.

친정팀 FC서울은 1년 만에 돌아온 그를 따뜻하게 품었다. 같은 말을 쓰는 동료들, 좋은 감독님 그리고 익숙한 환경. 김진규는 이제야 예의 자신감을 회복했다. 땀 흘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도 느낀다.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K리그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다. 그러다 보면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날도 올거라 믿는다.

‘철인’도 피해갈 수 없었던 시련
2010년 서울의 K리그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진규는 시즌이 끝난 뒤 중국 다롄스더로 이적했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자신을 아껴줬던 박성화 감독의 요청 때문이었다.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이었다. 돌아보면 좋은 것들에 너무 익숙해지면서 생긴 포만감이었다.

기대와 달리 중국에서는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문화충격’의 연속이었다. 한국인의 정서와 상식으로는 이해 못할 일들이 다반사였다. 선수들이 감독에게 대드는 것이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강도였고, 같은 팀 선수들끼리 경기 도중 싸우는 경우도 많았다. 중국리그 개막까지 준비 기간이 긴 것도 견디기 힘들었다. 김진규는 “동계훈련만 3~4개월 정도 하다보니 너무 지루했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 박성화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자 마음 붙일 곳도 없어졌다.

6개월 만에 다시 J리그 반포레 고후로 이적했다. 이번에는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팀이 강등권에 있다보니 선수들에게서 의욕을 찾기 어려웠다. 김진규는 “나라도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팀에 녹아들 수가 없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오른 무릎 부상과 수술까지 겹쳤다. 실제로 팀 전력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 셈이다.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최용수 감독과의 인연
반포레 고후가 2부리그로 떨어지면서 김진규는 다시 새 팀을 찾아야 했다. 고민 끝에 서울로 복귀했다. 무엇보다 최용수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다.

최용수 감독과의 인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당시 최용수 감독은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었고 김진규는 20살의 신예로 기대를 모으던 시절이었다. 같은 한국 선수였고 나이차도 있다보니 최용수 감독이 김진규를 막내동생처럼 데리고 다니며 챙겼다.

지난해 10월 무릎 수술 후 10kg이상 불어난 체중 때문에 힘들어하던 김진규를 잡아준 이도 최용수 감독이다. 김진규는 “쉬다가 돌아와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살을 빼고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괌으로 1차 전지훈련을 떠날 때쯤에는 거의 정상 체중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히던 부상에서 회복되고 체중 감량에도 성공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은 80% 정도 컨디션이 올라왔다. 시즌 개막할 때쯤에는 좋은 컨디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용수 감독에 대해 물었다. 김진규는 “카리스마가 생긴 것 같다”고 답했다. “예전처럼 선수들을 친근하게 대하고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벽을 만들지 않으시는 것은 여전하지만 훈련장에서만큼은 굉장히 엄해지셨다. 이런 감독님을 도와드리지 않을 수 없다는 마음이 막 생긴다.”

우승 영광 되찾으러 왔다
김진규의 적극성은 훈련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비라인의 리더로 쉴 새 없이 목소리를 낸다. 수비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게 동료들의 위치나 압박 타이밍을 조정해주고 때로는 동료들이 보지 못하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볼의 방향도 알려준다. 그러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진규는 “절대로 내 자리가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완전히 백지상태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팀을 위해서도 또 나 자신을 위해서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이 생긴다. 느낌도 좋다. “어떤 팀에게도 지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예전에는 특정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지금은 한두 명이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메워줄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목표는 우승이다. 카카오톡 대화명도 ‘올해 우승하고 군대 간다’로 바꿔놓았다. 그만큼 물러설 곳 없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 재승선, 절실해졌다
팀 우승과 함께 다시 대표팀에서 뛰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1년 동안 지는 경기에 너무 익숙해지다보니 새로운 경쟁과 자극이 필요해졌다. 김진규는 “예전에는 굳이 태극마크를 달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절실해졌다”면서 “지금은 벤치 멤버도 좋고 연습 파트너로도 좋으니 대표팀에 들었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대표팀에 들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진규는 “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대표팀 감독님이 한 번 보시지 않을까 싶다. 오디션 본다는 마음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쟁력이 생길 시점은 여름쯤으로 잡고 있다. 몸 관리만 잘 한다면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음의 키가 한 뼘쯤 더 자란 김진규의 새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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