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거절・거절→이용까지 당했던' 토트넘 레비 회장, 드디어 'OK' 감독 찾았다... 선임 이유에 '토트넘 방향' 담겨있다
입력 : 2023.06.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왼쪽부터) 다니엘 레비 회장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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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 드디어 공석이던 토트넘 사령탑 자리가 채워졌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61)이 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토트넘은 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7월 1일 엔제 포스테코글루 셀틱 감독의 합류 소식을 알렸다. 4년 계약을 맺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초 호주 출신 감독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부터 셀틱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코티시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엔 리그, 스코티시 리그컵, 스코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모두 차지하며 ‘국내 3관왕’ 쾌거를 달성했다.  2시즌 연속 흔들림 없는 지도력, 그리고 결과까지 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표팀 감독' 경력도 있다. 역시나 성적도 좋았다.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호주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오현규를 셀틱으로 데려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현규에 이어 손흥민(토트넘)까지 지도하게 된다. 

최근 막을 내린 2022-2023시즌 중 토트넘은 지난 3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경질한 데 이어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마저 4월 뉴캐슬전 1-6 대패를 이유로 내보냈다. 잔여 시즌을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이끈 채 EPL을 8위로 마쳤다.

메이슨 코치가 토트넘을 이끌고 있을 때 토트넘은 차기 시즌 구단의 반등을 이끌어낼 감독을 찾아나섰다. ‘젊은 명장’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사진] 슬롯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슬롯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슬롯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슬롯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 가장 최근 슬롯 감독에게 퇴짜 맞은 과정은 굴욕에 가까웠다. 

토트넘과 강하게 연결되던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은 지난달 25일 네덜란드 ‘AD'와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페예노르트에 남아서 지난 2시즌 동안 쌓아온 것을 토대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라며 “진행 중인 어떠한 이적 협상도 없다”며 토트넘 감독 부임설을 직접 일축했다.

2019년 네덜란드 프로축구 AZ알크마르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슬롯 감독은 줄곧 네덜란드 리그에서만 활동했다. 2021년부턴 페예노르트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올 시즌 구단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으로 이끌었다.

슬롯 감독의 잔류 암시 발언은 예상 밖이었다. ‘우승 이력’ 프리미엄이 붙은 그는 토트넘 차기 사령탑 '0순위'로 거론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슬로 감독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지난 달 20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네덜란드 출신 슬롯 감독은 한 기자회견에서 “정상적인 다음 단계는 해외 진출이며 나에게 세계 최고의 무대는 늘 EPL이었다"라며 "런던에서 만납시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슬롯 감독은 "런던에 태양이 있다. 나는 그 태양이 있는 곳으로 향할 것”이라며 런던행을 또 한 번 암시했다. 토트넘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다. 토트넘과 강하게 연결되고 있는 분위기에 확신을 주는 발언을 그가 한 것이다.

[사진] 다니엘 레비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시 ‘스카이스포츠’는 “스퍼스 보스(다니엘 레비 회장)는 슬롯 감독이 페예노르트와 개선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토트넘의 관심을 이용했단 느낌을 받았다”라고 덧붙이며 “이제 슬롯 감독은 페예노르트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다소 충격적인 말을 내놨다.

비어있는 공식 감독 자리를 채우기 위해 토트넘은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인데 슬롯 감독은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했단 주장이다.

조제 무리뉴 현 AS로마 사령탑, 콘테 전 감독이 살아남지 못한 '감독들의 무덤’ 토트넘에 올 감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토트넘은 구애를 했던 감독들에게 거절을 당해왔다. 슬롯 감독에게도 퇴짜를 맞으면서 차기 감독이 과연 누가 될 것인지 더욱 관심이 쏠렸다. 

결국 ‘빅리그’ 감독 경험이 없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차기 사령탑으로 결정됐다.

[사진] 다니엘 레비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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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회장은 그를 데려온 이유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지향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토트넘이 나아갈 방향을 시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어 “그는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온 과거가 있다. 구단 아카데미와 관계를 이해하는데 능숙하다. 다가오는 시즌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그의 축구 성향과 더불어 낙관적인 성격 등에 후한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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