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갈락티코' 성남은 시간이 필요하다
입력 : 2012.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대대적인 투자로 전관왕에 도전하는 성남 일화가 시즌 초 신입생들의 더딘 적응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성남이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한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가 좀처럼 팀에 녹아 들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다. 팀의 축이 되어야 할 윤빛가람은 중원에서 겉돌고, 한쪽 날개를 담당하는 한상운이 ‘그림자’ 활약을 이어가며, 신태용 감독이 직접 대박 공격수라고 칭한 요반치치는 골잡이와는 거리가 먼 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에겐 각자 사연이 있다. 윤빛가람은 올림픽 대표팀의 올림픽 최종예선 일정 때문에 팀의 동계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팀이 중심이 되어야 할 선수다. 동료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등 빨리 팀에 녹아 들어야 한다”라고 면죄부를 줬다. 한상운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2월 아시안 챌린지컵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활약이 나오지 않아 성남을 애태운다. 요반치치는 지난해 12월까지 세르비아 리그를 뛰다가 두 달 남짓 동계훈련에 참가해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로 시즌에 임했다. 신태용 감독은 “다음 주 가족이 귀국하면 안정을 찾고, 또 경기를 계속 뛰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빛가람과 한상운은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 받는 선수들이고 요반치치도 데얀(서울)이 직접 득점상 후보로 거론할 정도로 ‘대형’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기대치가 커 실망도 크다. 새 시즌 팀 핵심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팀에 녹아 들지 못하면서 공격은 에벨톤, 에벨찡요 의존도가 커지고 중원 압박은 예년에 비해 강도가 약해졌다. 3일 전북전과 7일 나고야전에서 보여준 화끈한 공격도 ‘에벨 듀오’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다. 실제로 11일 상주전에서 두 선수가 부진하자 성남의 화력은 반감됐다. 요반치치의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성남은 홈 개막전에서 패배 위기에 몰릴 뻔했다.

여기에 국가대표 수비수 황재원이 무릎 부상 여파로 5월 이후에나 합류가 가능하고 중앙 미드필더 김성준도 동계훈련 중 다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울산에서 영입한 임종은이 경험 부족에 따른 수비 불안을 노출하고 있어 걱정은 더욱 크다. 새 시즌 초 신입생이 팀에 빠르게 녹아 드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도 성남은 즉시 전력감이 즉시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 외 선수들도 100% 투자 대비 효율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들여 공격적으로 선수를 영입한 성남은 갈락티코(은하수 군단)이 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감독으로서 젊은 나이답지 않게 여유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인내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비단 신입생 때문만은 아니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안일한 정신 상태로 인해 코치들이 분담한 선수단 교육건을 직접 맡겠다고 했다. 시즌 개막 후 세 경기 연속 무승(2무 1패)을 기록한 성적이 그를 현실적으로 만들었다. 2000년대 초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는 거액을 들여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갈락티코 정책을 해 유럽 정상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수비수를 구단 육성 선수로 기용하는 ‘지단&파본’ 정책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성남은 지금, 기로에 놓였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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