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포커스] 벨 감독의 유연함+따르는 선수단, 女 대표팀의 ‘상승 요인’
입력 : 2021.1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양] 콜린 벨 감독의 유연함과 선수단의 전술 이행 능력이 값진 승리로 이어졌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2-1 역전승을 따냈다.

전체적으로 전반은 뉴질랜드의 기세가 좋았다. 한국을 전방부터 옥죄었고, 후방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뉴질랜드는 센터백이 중앙선까지 라인을 올린 채 조직적 압박이 잘 이뤄졌다. 전반 24분 만에 골까지 넣으며 승부가 뉴질랜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전부터 한국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금민을 빼고 최유리를 투입했다. 최유리는 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13분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완벽하게 따돌린 뒤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후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경기 전부터 벨 감독이 강조하던 ‘압박’이 제대로 통했다. 전반에는 선수 개개인의 압박 타이밍이 어긋나는 장면이 많았으나 후반 동점골 이후에는 하나로 움직였다. 결국 기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35분 임선주의 헤더골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뉴질랜드전 승리에는 벨 감독의 공이 컸다. 어려운 전반을 보낸 뒤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의 디테일한 전술 지시도 있었다. 경기 후 벨 감독은 “전반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경기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그리고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위에서 볼을 홀딩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며 선수들에게 주문한 내용을 밝혔다.

벨 감독의 안목과 유연한 대처도 칭찬할 만하지만,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따랐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벨 감독은 “후반전에는 (선수들이) 피지컬적으로 싸워줬다. 더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뿐만 아니라 90분 동안 이런 좋은 모습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 전반 끝나고 영상 3~4개를 보여줬는데, 선수들이 주문한 점을 잘 따라준 것 같아 행복하다”며 선수단에 엄지를 세웠다.

어느덧 벨 감독이 한국 지휘봉을 잡은 지 2년이 지났다. 이제 벨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를 믿는다. 벨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결승골의 주인공 임선주는 “감독님은 나이와 싱관 없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신다.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신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을 갖게 된다. 좋지 않을 때도 ‘잘한다’ 해주시니 잘하게 되는 것 같다”며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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