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괴장' 판 할이 저지른 7가지 실수
입력 : 2015.03.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FA컵에서 아스널에 패해 탈락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을 향한 역풍이 거세다. 팬들과 현지 언론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전술과 용병술을 사용하고 있는 판 할 감독의 미래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일반적으로 감독을 장수에 비교할 때 쓰이는 덕장, 지장 등의 표현이 아닌 '괴장(괴상한 감독)'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파격적인 선수 및 전술 운용이 잦은 감독이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자신이 시도한 많은 변화가 도리어 역효과를 내자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 10일자 기사를 통해 ‘판 할 감독이 저지른 7가지 실수’라는 주제로 '괴장' 판 할 감독이 저지른 실수들을 분석했다.

▲ 팔카오 ‘IN'-웰벡 ’OUT'

맨유는 FA컵에서 아스널에게 1-2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결승골의 주인공은 맨유 출신 공격수 대니 웰벡이었다. 판 할 감독은 이미 잉여자원이 됐던 웰벡을 팔아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은 선택이 됐다. 맨유는 그동안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잘 성장시켜왔고 그 점에 비춰보면 웰벡은 맨유에 잔류했어야 한다. 맨유에겐 ‘갈라티코’ 정책보다는 성장시키는 방향이 필요했다.

웰벡 대신 자리를 차지한 라다멜 팔카오의 경우 엄청난 수준의 주급을 받고 있지만 맨유에서 실패한 선수로 기록되기 직전이다. 아스널전에는 출전하지도 못했고 2군 경기를 소화했다. 결국 판 할 감독의 실수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웰벡을 팔고 프리미어리그서 성공할지 확실치 않았던 팔카오를 데려온 것이다.

▲ 캐피털 원 컵에서의 실패
맨유가 지난 8월 벌어졌던 캐피털 원 컵 2라운드에서 3부리그(리그1) MK 돈스와의 경기에서 패했던 경기는 잊혀져가고 있다. 하지만 당시 MK 돈스전서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던 판 할 감독의 결정엔 문제가 있었다.

맨유는 유럽 대항전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FA컵, 캐피털 원 컵 등 컵 대회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주전급 선수들을 제외하는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의 구상대로 되지 않았고 0-4로 참패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리그 컵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결과적으로 1989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무관에 그칠 위기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판 할 감독의 선발 라인업 선택은 최악이었다.

▲ 세계적 공격수인 루니를 미드필더로 기용

주축 공격수인 웨인 루니를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은 판 할 감독이 올 시즌 비판받고 있는 부분들 중 가장 대표적이었다. 판 할 감독은 루니의 다재다능함을 고려해 미드필더로 기용했을지 모르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면 판 할 감독의 판단은 틀렸던 것으로 보인다.

루니는 최근 공격수로 다시 돌아가 3경기서 3골을 기록하는 등 월드클래스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반면 미드필더로 기용됐던 9경기에서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팀의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 맨유의 색깔을 지우고 있다
최근 맨유의 ‘레전드’ 로이 킨은 구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경과 판 할 감독을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판 할 감독이 맨유의 빠르고 다이나믹하며 위험을 감수하며 전진하는 색깔을 지우고 다른 방식을 도입하려 한다는 점이었다.

만약 판 할 감독이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맨유에 성공을 가져다줬다면 이 같은 비판은 없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판 할 감독은 아름답지도 않으며 성공적이지도 않은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심지어 맨유는 ‘뻥축구’를 한다는 오명을 받고 있다. 아스널전서도 마루앙 펠라이니와 크리스 스몰링을 겨냥한 롱볼 축구로 일관한 것만 보더라도 이 점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펠라이니 딜레마
펠라이니는 좋은 선수이고 올 시즌 판 할 감독 체제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팀에서 펠라이니의 존재는 방해가 될 수 있다. 과거 앤디 캐롤을 영입했던 리버풀은 캐롤을 활용하기 위해 너무 쉽게 공을 띄우는 우를 범했고, 이러한 문제를 맨유가 답습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은 역사적으로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의 감독이었다. 하지만 펠라이니는 맨유를 더욱 단순하게 축구하는 팀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 디 마리아 활용법 문제

디 마리아를 생각해보면 측면에서 활발히 뛰어다니며 공은 발에 접착제에 붙여놓은 것 같은 모습으로 수비수들을 휘젓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회상해본다면 이런 장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디 마리아는 맨유로 이적한 이후 예전과 같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판 할 감독은 자신의 철학과 전술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선수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에서 뛰게 하지 않으면서 최고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디 마리아는 이적 직후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최근엔 판 할 감독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운 모습만 남아있다.

▲ 전술의 변화
축구는 반드시 간결해야 하지만 판 할 감독의 전술은 복잡하고 쓰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면서 전술적으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맨유는 후방에서 목적 없는 패스를 남발하고 있으며 상대가 압박하는 경우 혼란에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웰벡의 결승골 역시 맨유의 이러한 약점을 잘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맨유 팬들이 4-4-2 포메이션을 부르짖게 한다.

판 할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철학만을 강조하는 외골수 감독이었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맨유 팬들이 맨유 만의 색깔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과소평가하는 듯 하다. 맨유는 판 할 감독의 체제 하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졌고 스피드는 저하됐으며 위협적인 모습 또한 잃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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