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 홈런왕인데' 승부처 교체 굴욕, '타율 0.125' 외인→대형 투런포 ''타이밍 안 맞아'' 감독 우려 씻었다 [인천 현장]
입력 : 2025.05.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SSG 맥브룸이 30일 삼성전 3회말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SSG 맥브룸이 30일 삼성전 3회말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사령탑은 외국인 타자 대신 번트를 위해 대타를 활용했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신뢰를 사지 못하는 처지였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는 결정적 한 방으로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SSG 랜더스의 라이언 맥브룸(33)이 희망을 자아내는 한 방으로 이숭용(54)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맥브룸은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3번 타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3회말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지난해 타격왕이자 한국에서 3번째 시즌을 뛰고 있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부상 이탈을 메우기 위해 SSG 유니폼을 입은 맥브룸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25(16타수 2안타)로 부진에 빠져 있던 터라 더욱 반가운 홈런포다.

지난 25일 KBO 데뷔전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날린 맥브룸은 지난 27일 경기에선 첫 홈런을 날리며 3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맥브룸(왼쪽)이 29일 삼성전 8회말 무사 1,2루에서 최상민과 교체되고 있다.
맥브룸(왼쪽)이 29일 삼성전 8회말 무사 1,2루에서 최상민과 교체되고 있다.
그러나 29일 삼성전에선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아직 표본이 적어 단순히 타율이 문제 될 건 없었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 이숭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 맥부름이 타이밍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며 8회말 무사 1,2루에서 최상민을 대타 카드로 활용한 이유를 밝혔다.

팀 타선을 이끌어 가고 승부처에서 타점을 올려줄 의무가 있는 게 바로 외국인 타자다. 일시 대체 선수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타격왕의 빈자리였기에 어깨가 더 무거웠으나 보여준 게 없었다. 결국 사령탑은 번트가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번트 실패에 따른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고 결국 1-3 뼈아픈 패배를 당했음에도 이 감독은 "나름대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맥브룸을 믿고 밀고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타순 변동은 없었다. 결국 그 자리에서 해줘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첫 타석에선 원태인의 하이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달랐다.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1사 1루에서 시속 134㎞ 한복판의 슬라이더를 강타, 좌측 담장으로 쭉쭉 뻗어가는 125m 짜리 대형 동점 홈런을 장식했다.

에레디아와는 다른 결의 타자다. 에레디아는 지난해 타격왕에 오를 정도로 정교한 타격이 장기고 높은 출루율과 준수한 장타력을 지닌 중장거리형 타자다.

맥브룸(왼쪽)이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맥브룸(왼쪽)이 동점 투런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반면 맥브룸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 홈런왕에 올랐던 거포다. 팀 타선이 침체기에 놓여 있는 현재로선 화끈한 한 방으로 즉각적으로 점수를 보태줄 수 있는 맥브룸 같은 유형의 타자가 오히려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문제는 최소 평균 이상의 컨택트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장타력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브룸은 3회 홈런 이후에도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안타를 날리며 KBO 5경기 만에 첫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타율도 0.200(20타수 4안타)로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SSG에 천군만마가 돌아온다. KBO 통산 홈런 1위로 500개까지 5개만을 남겨두고 있는 최정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해 퓨처스리그를 거쳤고 오는 5월 2일 LG 트윈스전에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6-6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진 못했지만 타선에선 맥브룸과 함께 최준우가 10회말 결정적 투런 홈런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도합 10안타를 만들어내며 지난 3경기에서 5득점에 그쳤던 악몽을 털어냈다. 맥브룸이 이날을 계기로 살아난다면 돌아올 최정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맥브룸(오른쪽)과 박수로 반기는 이숭용 감독.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맥브룸(오른쪽)과 박수로 반기는 이숭용 감독.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