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1억 1300만 달러(1610억원) 대형 계약을 맺은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제야 미국 현지 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열기는 상상 이상이다.
앞서 이정후의 현지 팬클럽 '후리건스(HOO LEE GANS)'가 샌프란시스코의 홈경기에서 열광적인 활약을 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자이언츠 비트에 게재된 '후리건스의 탄생 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메인 페이지에 배치하며 조명했다.
이정후의 이름은 영문식 표기로 현지에서 정후리(JUNG HOO LEE)로 불리고 있는데 한국식 영문과 성 표기 방식이 익숙지 않은 팬들 사이에선 후와 리를 붙여 발음하는 것에 이질감이 없었기에 자이언츠의 카일 스밀리라는 팬은 여기서 착안해 '후리건스'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그 시점은 올해가 아닌 이정후의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였다.
친구들과 야구와 관련된 말장난하는 걸 즐기던 스밀리는 "누군가가 '축구 같은 건 어때? 훌리건이랑 이정후 말이야'라고 하더라"며 "'후리 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스포츠, 특히 축구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인 훌리건(Hooligan)과 이정후의 이름을 합친 단어인 후리건스는 훌리건처럼 난동을 부리는 일 대신 이정후의 등번호에서 유래한 51명의 팬이 한 구역에 모여 맞춤 티셔츠와 불꽃 모양의 가발을 쑤고 이정후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팬심을 나타냈다.
자이언츠 비트는 "스밀리는 이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로 결심했지만 얼마나 성공할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이미 경기 관람 계획을 잡아놨지만 이정후가 왼쪽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보류됐고 의도치 않게 1년이나 미뤄진 장기 프로젝트가 됐다. 올 시즌 이정후가 시즌 초반부터 맹활약하자 다시 계획을 세우고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를 찾았다.
스밀리는 '후 리 건스(Hoo Lee Gans)' 티셔츠와 불꽃 가발을 손수 맞춤 제작했고 지난달 8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325구역에 50명을 초대했다. 본인까지 51명의 이정후 팬, '후리건스'를 모집한 것이다.
스밀리는 "'멋진 영상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곳에서는 훨씬 더 흔한 일이다. 응원가를 외치며 모두 하나가 된 팬 그룹이 정말 멋져 보였다"며 "그래서 '저런 걸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팀과 좋아하는 선수를 축하하는 아주 재미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팬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지만 예상 외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정후를 응원하는 모습은 오라클 파크 스코어보드와 TV 중계에 수시로 등장했고 이정후가 수비에서 멋진 슬라이딩 캐치를 성공시키자 후리건스가 열광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성인 레크레이션리그에서 중견수로 뛰고 있다는 스밀리는 "이정후는 제가 원하는 플레이를 정확히 구사한다"며 "그는 빠른 스피드로 플레이하고 기쁨이 느껴지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팀워크도 훌륭하고 그야말로 정석대로 야구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정후에 열광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그는 KBO에서 영향을 받은, 독특하고 색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정말 멋진 조합이라고 생각한다"며 " 지금 자이언츠 클럽하우스는 마치 왕조 시절(2010년대 초반)을 연상케하는 분위기와 훌륭한 개성을 갖춘 좋은 선수들이 가득하다. 이 팀엔 에너지가 넘치는데, 이정후가 그 중심에 있다. 그래서 자이언츠가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지만 이젠 멈춰설 수 없게 됐다. 지역 언론을 비롯해 미 전역의 매체들, 심지어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후리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팬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페이지까지 개설했다.
스밀리는 "이런 일을 만들어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3주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일이다. 제 아파트 뒷방에 가발 상자와 티셔츠 상자 네 개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 기쁨을 전하는 일이 됐다. 정말 멋진 일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밀리는 이정후의 등번호에 맞춰 후리건스 창립 멤버를 51명으로 정했지만 인원은 다음 오라클 파크에서 열릴 모임에선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이미 142구역에 '정후크루'라는 또 다른 팬클럽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스밀리는 두 팬클럽이 공존하고 이정후에 대한 팬심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스밀리는 구단과 협력해 더욱 조직적으로 모임을 키워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팀과 선수를 사랑하는 팬들이 함께 하는 모임"이라며 "더 나아가, 모두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9이닝 동안이라도 다같이 모여서 가발을 쓰고 우스꽝스러워져도 괜찮은, 우리 자신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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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리건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후리건스 홈페이지 갈무리 |
앞서 이정후의 현지 팬클럽 '후리건스(HOO LEE GANS)'가 샌프란시스코의 홈경기에서 열광적인 활약을 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자이언츠 비트에 게재된 '후리건스의 탄생 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메인 페이지에 배치하며 조명했다.
이정후의 이름은 영문식 표기로 현지에서 정후리(JUNG HOO LEE)로 불리고 있는데 한국식 영문과 성 표기 방식이 익숙지 않은 팬들 사이에선 후와 리를 붙여 발음하는 것에 이질감이 없었기에 자이언츠의 카일 스밀리라는 팬은 여기서 착안해 '후리건스'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그 시점은 올해가 아닌 이정후의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였다.
친구들과 야구와 관련된 말장난하는 걸 즐기던 스밀리는 "누군가가 '축구 같은 건 어때? 훌리건이랑 이정후 말이야'라고 하더라"며 "'후리 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스포츠, 특히 축구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인 훌리건(Hooligan)과 이정후의 이름을 합친 단어인 후리건스는 훌리건처럼 난동을 부리는 일 대신 이정후의 등번호에서 유래한 51명의 팬이 한 구역에 모여 맞춤 티셔츠와 불꽃 모양의 가발을 쑤고 이정후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팬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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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와 가발을 함께 쓰고 이정후를 응원하고 있는 후리건스. /사진=후리건스 SNS 갈무리 |
스밀리는 '후 리 건스(Hoo Lee Gans)' 티셔츠와 불꽃 가발을 손수 맞춤 제작했고 지난달 8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325구역에 50명을 초대했다. 본인까지 51명의 이정후 팬, '후리건스'를 모집한 것이다.
스밀리는 "'멋진 영상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곳에서는 훨씬 더 흔한 일이다. 응원가를 외치며 모두 하나가 된 팬 그룹이 정말 멋져 보였다"며 "그래서 '저런 걸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팀과 좋아하는 선수를 축하하는 아주 재미있는 방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팬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지만 예상 외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정후를 응원하는 모습은 오라클 파크 스코어보드와 TV 중계에 수시로 등장했고 이정후가 수비에서 멋진 슬라이딩 캐치를 성공시키자 후리건스가 열광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성인 레크레이션리그에서 중견수로 뛰고 있다는 스밀리는 "이정후는 제가 원하는 플레이를 정확히 구사한다"며 "그는 빠른 스피드로 플레이하고 기쁨이 느껴지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팀워크도 훌륭하고 그야말로 정석대로 야구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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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이정후(왼쪽)에게 수많은 팬들이 사인 요청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지만 이젠 멈춰설 수 없게 됐다. 지역 언론을 비롯해 미 전역의 매체들, 심지어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후리건스'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팬들을 연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페이지까지 개설했다.
스밀리는 "이런 일을 만들어내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3주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일이다. 제 아파트 뒷방에 가발 상자와 티셔츠 상자 네 개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 기쁨을 전하는 일이 됐다. 정말 멋진 일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밀리는 이정후의 등번호에 맞춰 후리건스 창립 멤버를 51명으로 정했지만 인원은 다음 오라클 파크에서 열릴 모임에선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이미 142구역에 '정후크루'라는 또 다른 팬클럽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스밀리는 두 팬클럽이 공존하고 이정후에 대한 팬심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스밀리는 구단과 협력해 더욱 조직적으로 모임을 키워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 팀과 선수를 사랑하는 팬들이 함께 하는 모임"이라며 "더 나아가, 모두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9이닝 동안이라도 다같이 모여서 가발을 쓰고 우스꽝스러워져도 괜찮은, 우리 자신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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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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