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공’ VS ‘스틸타카’, 전북 ‘닥공’의 판정승
입력 : 2013.04.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전주] 김성민 기자 = 27일 오후 2시 전주 월드컵 경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K리그 클래식에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기대를 모았던 경기였던 만큼 양 팀은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사실 두 팀 모두 이 경기에 총력을 다 할 수 없었다. 포항은 30일 분요드코르와, 전북은 다음달 1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외 ACL 최종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기가 16강 진출여부를 결정짓는 것이기에 양 팀은 전력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팀의 승리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빛났다. 전북은 이동국을 최전방에 놓고 양쪽 측면에 레오나르도와 박희도를 배치했다. 이에 포항은 이명주-황지수-고무열로 이뤄진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양 팀 모두 경기를 내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전반전에는 양 팀 특유의 색깔과 기대만큼의 경기력이 발휘되지 않았다.

포항 특유의 패스플레이는 물기가 있는 그라운드 상황 때문인지 영점이 잘 맞지 않았다. 패스의 강도, 방향등 포항의 패스는 의도와는 달리 조금씩 벗어났다.

포항의 선제골 장면도 포항 특유의 플레이와는 무관했다. 전반 11분 프리킥 상황에서 전북 수비벽을 맞고 나온 것을 김대호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로 연결, 고무열이 침착하게 마무리 한 것. 잠시 전북의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을 공략한 것이다. ‘과정’이 빛나는 포항의 공격 색깔과는 맞지 않는 장면이었다.

전북도 매 마찬가지였다. 전북은 측면 공격이 주 무기다. 그러나 이날 박희도와 레오나르도는 포항의 측면을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이승기가 측면으로 자주 투입돼 이들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었다.

후반에도 포항 특유의 ‘스틸타카’는 발휘되지 못했다. 오히려 전북의 파상 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후반 25분에는 이동국에게 동점골을 허용하여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경기 후 포항의 황선홍 감독도 “비가 오면 패스 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대비해 훈련을 하긴 했지만, 잘 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전북은 후반 시작 권경원을 빼고 에닝요를 투입,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이는 주효했다. 에닝요가 들어가자 전북의 측면 공격은 살아나기 시작했고 날카로운 킥력으로 포항의 수비를 흔들었다. 실제로 후반 25분 전북의 동점골 장면도 에닝요가 오른쪽 측면에서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이동국에게 정확한 패스를 준 것이 골로 연결된 것이다.

이후 양 팀의 선수들은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행군을 소화해서인지 움직임이 다소 둔해 보였다. 게다가 많은 비가 내려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도 선수들의 발을 무겁게 했다. 결국 더 이상의 골은 없었고 경기는 1-1로 끝났다.

기대했던 만큼 두 팀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어느 팀이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냈는가에 대해서는 경기 후반 특유의 닥공스러움을 드러낸 전북이 판정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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