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밴드 ‘가자미소년단’의 리치킴의 축구사랑은 대단하다. 음악활동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좋아하는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고, TV 앞에 앉아 중계방송을 시청한다. 그에게 축구는 자신의 음악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에너지이자 엔도르핀이기 때문이다.
축구에 대한 사랑은 둘째라면 서러울 만큼 뜨거운 애정을 발산하는 리치킴. ‘홍대남신’이 말하는 밴드 그리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 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이 춤을 췄었는데 그 친구들이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도 인기가 있고 싶어서 춤을 추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성적을 올리면 허락해주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전교등수를 100등 올렸어요. 결국 춤을 추게 됐는데 저한테는 안 맞더라고요. 제가 몸 치더라고요. (웃음) 실의에 빠져있으면서 뭘 해야 여자한테 인기가 많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 그 당시 제가 살던 전북 정읍의 한 대학 축제에 크라잉넛이 공연했어요. 사실 베이비복스를 보러 갔는데 크라잉넛이 한 시간 넘게 공연하면서 엄청난 열정을 보여주더라고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죠.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허락해주신다고 하셔서 또 열심히 공부를 했죠. 결국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 기타와 음악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여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었고, 베이비복스 때문에 음악을 시작했네요. (웃음) 최근에는 크라잉넛과 공연도 같이했는데 어렸을 때의 우상과 연주를 하게 되니 정말 꿈만 같았죠.
- 멤버 교체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밴드를 처음 결성했을 때 혼자 팀을 만들어서 멤버들을 모았는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결국 혼자 남게 됐어요. 큰 위기였죠. 멤버들이 거의 축구팀만큼 바뀌었어요. (웃음) 그래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은 친구들이더라고요. 키아는 정읍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같이했어요. 서울에 올라와서 같이 음악을 했는데 키아가 재수를 하게 돼서 길이 엇갈렸어요.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났고 전화만 세 시간 정도 한 것 같아요. 결국 키아를 필두로 현 멤버들을 하나씩 만났죠. 정화는 학교 후배였고 수완이는 아는 지인의 추천을 통해 영입을 결정했어요. 운명인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끼리 밴드를하니깐 확실히 결속력은 있는 것 같아요. 바르셀로나나 빌바오 같은 팀들을 봐도 다른 클럽과는 다른 끈끈함이 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 음악 이야기만 해도 저절로 축구 이야기가 나오는 매니아인 것 같아요. 축구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록 음악도 그렇고 축구도 그렇고 인생을 닮은 것 같아요. 뛰면 힘들고 걸으면 편하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얻어지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축구는 90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것은 자신이 얼마만큼 움직이고 공간을 창출하는가에 달려있어요. 노력하는 만큼 얻어지는 것이 확실한 매력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 좋아하는 팀이 있다면?
K리그 클래식에서는 고향팀 전북 현대를 좋아해요. 전북이 원래 잘하던 팀이 아니어서 서울에 올라와서는 시야에서 벗어났었는데 언젠가부터 정말 잘하더라고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도 차지하고 멋진 경기력을 보이더라고요. 고향팀이 잘하다 보니깐 관심이 갔고, 이동국 선수의 팬이어서 응원을 하게 됐어요. 주말에는 공연 때문에 자주 못가지만 평일에는 시간을 내서 홈 구장에 가기도 해요. 해외에서는 이번 시즌부터 첼시를 좋아하게 됐어요. 작년까지는 선 굵은 축구를 선호하던 리버풀을 좋아했는데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색깔이 바뀌어서 이번 시즌에는 시원시원한 축구를 하는 첼시를 응원하게 됐어요. 전통적인 영국 축구를 하는 팀을 좋아해요. 사실 첼시가 전통 있는 클럽은 아니지만 자본의 투입과 개혁을 통해 강호로 거듭났잖아요. 이런 점이 저의 성장 과정과 유사해요. 저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음악을 하지는 못했고 뒤늦게 시작했는데 첼시를 롤모델로 밴드계의 강팀이 되고 싶어요
- 이동국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저는 이동국 선수가 애국자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 차출도 많았고 혹사도 많이 당해 부상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또, 경기장에 가서 직접 보면 이동국 선수가 정말 많이 뛰어요. 사실 이동국 선수가 기복이 없고 빠른 선수인데 오해가 많아 아쉽죠. 정말 멋진 선수에요. 지금보다 더 인정받아야 하는 선수에요. 우승 실패가 확정된 상황에서 FC서울을 만났을 때도 혼자서 정말 열심히 뛰더라고요. 경기 후에는 서포터스석으로 와 박수를 쳤는데 정말 대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밴드와 축구의 공통점이 있나요?
제가 하는 음악이 록 음악인데 록 음악과 K리그가 국내에서는 2인자를 느낌이 강해요. K리그는 프로야구에게 밀리는 느낌이고 록 음악은 아이돌 음악에 밀리고 있어요. 그런데 록 음악과 축구 모두 해외에서는 넘버원이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어요. 축구와 록 음악을 모두 사랑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고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을 때까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경기장이나 공연장에 직접 찾아오라는 말을 하고 있고 홍보를 하고 있어요.
- ‘탑밴드’에 출연했었는데 축구로 치면 월드컵에 나간 것과 마찬가지에요. 느낌은 어땠나요?
너무 일찍 떨어졌어요. (웃음) 축구로 치면 월드컵을 앞두고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정상 전력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에요. 멤버들이 바뀐 상황에서 세션 연주자들과 두 번인가 맞춰보고 출연했어요. 아쉽게도 저희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고 지금 멤버들과 나갔더라면 더 높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래도 방송 후에 팀 명이 특이해서 그런지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후 방송이나 언론사들과 인터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축구를 좋아하니깐 이런 점도 좋은 것 같아요.
- 홍대 남신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2년 전에 모 잡지에서 지어준 별명인데 홍대에는 신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동사무소에서 신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것 같아요. (웃음) 절대 남신은 아니고 홍대의 건강한 청년이죠. 왜냐하면 뮤지션들이 음악을 하다 보면 운동을 안 하는데 저는 축구를 정기적으로 하기 때문에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데 축구가 큰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또, 최근에는 가수 일락, 조문근과 ‘동교로111’를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 팀은 라디오 활동을 하면서 결성됐어요. 같이 합숙을 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끈끈함을 유지하고 있어요.
- 축구와 밴드 공연은 직접 봐야 재미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지는 않는데 아쉬움은 없는지?
축구는 무조건 경기장에서 와서 직접 관람을 해야 해요.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고 카메라에 이 선수들을 다 담을 수는 없어요. 경기장에 직접 오면 벤치의 감독님들의 모습도 직접 볼 수 있고 공을 잡지 않은 선수들의 경기도 유심히 볼 수 있어요. 이런 점이 직관의 매력이고 현장감이 확실히 달라요. 처음에는 현장감이 어색하고 해설도 없기 때문에 적응이 안 되는데 세 번 이상 오게 되면 서포터스의 함성소리 등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위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밴드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특별한 매력이 있고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요. 또, 축구와 밴드음악 모두 여자 친구와 함께 가면 정말 좋아요. 잘 모르는 여자 친구에게 설명도 해주고 도심에서 이렇게 넓은 잔디밭을 한 눈에 내려볼 수 있는 곳은 축구장 밖에 없어요. 현대 사회에서 데이트는 커피, 식사, 영화 밖에 없는데 새로운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 혹시 축구 선수 중에 롤모델이 있나요?
해외 선수 중에는 필리포 인자기 선수요. 그 선수가 뛰어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슈팅이 있는 것도 아닌데 탁월한 골 결정력과 문전 앞에서의 위치 선정이 정말 뛰어나요. 저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음악적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이 부유하지도 않았어요. 저도 음악을 하면서 인자기처럼 많이 움직이고 오랫동안 팬들 옆에 있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당연히 이동국 선수요. 사람들이 보기에는 느리고 게으른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선수에요. 주변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힘들 때도 있었는데 이동국 선수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꼭 봤으면 좋겠어요.
- 리치킴 씨의 음악관은 무엇인가요?
위로 또는 힐링이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 나쁜 음악보다는 착한 음악을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 음악관과 가장 비슷한 팀은 바르셀로나에요. 바르셀로나가 전통적으로 유니폼에 상업 스폰서를 새기지 않았는데 최근에 유니세프에 후원을 하면서 오히려 기부를 했는데요. 그런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지역 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는 팀이고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내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내 음악은 후반 추가시간 동점 상황에서 얻은 페널티 킥이다. 이 한번의 기회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도 있고 후회가 남을 수도 있어요.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이고 절박한 상황이에요. 이번 기회를 꼭 살려서 좋은 밴드로 기억되고 싶어요.
인터뷰=정지훈 기자
사진=김재호 기자, 스포탈코리아DB
축구에 대한 사랑은 둘째라면 서러울 만큼 뜨거운 애정을 발산하는 리치킴. ‘홍대남신’이 말하는 밴드 그리고 축구에 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 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 친했던 친구들이 춤을 췄었는데 그 친구들이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어요. 그래서 저도 인기가 있고 싶어서 춤을 추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성적을 올리면 허락해주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전교등수를 100등 올렸어요. 결국 춤을 추게 됐는데 저한테는 안 맞더라고요. 제가 몸 치더라고요. (웃음) 실의에 빠져있으면서 뭘 해야 여자한테 인기가 많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러다 그 당시 제가 살던 전북 정읍의 한 대학 축제에 크라잉넛이 공연했어요. 사실 베이비복스를 보러 갔는데 크라잉넛이 한 시간 넘게 공연하면서 엄청난 열정을 보여주더라고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죠.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허락해주신다고 하셔서 또 열심히 공부를 했죠. 결국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 기타와 음악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여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었고, 베이비복스 때문에 음악을 시작했네요. (웃음) 최근에는 크라잉넛과 공연도 같이했는데 어렸을 때의 우상과 연주를 하게 되니 정말 꿈만 같았죠.
- 멤버 교체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밴드를 처음 결성했을 때 혼자 팀을 만들어서 멤버들을 모았는데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어 결국 혼자 남게 됐어요. 큰 위기였죠. 멤버들이 거의 축구팀만큼 바뀌었어요. (웃음) 그래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들은 친구들이더라고요. 키아는 정읍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같이했어요. 서울에 올라와서 같이 음악을 했는데 키아가 재수를 하게 돼서 길이 엇갈렸어요. 어려움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생각이 났고 전화만 세 시간 정도 한 것 같아요. 결국 키아를 필두로 현 멤버들을 하나씩 만났죠. 정화는 학교 후배였고 수완이는 아는 지인의 추천을 통해 영입을 결정했어요. 운명인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끼리 밴드를하니깐 확실히 결속력은 있는 것 같아요. 바르셀로나나 빌바오 같은 팀들을 봐도 다른 클럽과는 다른 끈끈함이 있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 음악 이야기만 해도 저절로 축구 이야기가 나오는 매니아인 것 같아요. 축구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록 음악도 그렇고 축구도 그렇고 인생을 닮은 것 같아요. 뛰면 힘들고 걸으면 편하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얻어지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축구는 90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서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한 것 같아요. 모든 것은 자신이 얼마만큼 움직이고 공간을 창출하는가에 달려있어요. 노력하는 만큼 얻어지는 것이 확실한 매력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 좋아하는 팀이 있다면?
K리그 클래식에서는 고향팀 전북 현대를 좋아해요. 전북이 원래 잘하던 팀이 아니어서 서울에 올라와서는 시야에서 벗어났었는데 언젠가부터 정말 잘하더라고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도 차지하고 멋진 경기력을 보이더라고요. 고향팀이 잘하다 보니깐 관심이 갔고, 이동국 선수의 팬이어서 응원을 하게 됐어요. 주말에는 공연 때문에 자주 못가지만 평일에는 시간을 내서 홈 구장에 가기도 해요. 해외에서는 이번 시즌부터 첼시를 좋아하게 됐어요. 작년까지는 선 굵은 축구를 선호하던 리버풀을 좋아했는데 브렌던 로저스 감독이 부임하면서 팀 색깔이 바뀌어서 이번 시즌에는 시원시원한 축구를 하는 첼시를 응원하게 됐어요. 전통적인 영국 축구를 하는 팀을 좋아해요. 사실 첼시가 전통 있는 클럽은 아니지만 자본의 투입과 개혁을 통해 강호로 거듭났잖아요. 이런 점이 저의 성장 과정과 유사해요. 저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음악을 하지는 못했고 뒤늦게 시작했는데 첼시를 롤모델로 밴드계의 강팀이 되고 싶어요

- 이동국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저는 이동국 선수가 애국자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 차출도 많았고 혹사도 많이 당해 부상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고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또, 경기장에 가서 직접 보면 이동국 선수가 정말 많이 뛰어요. 사실 이동국 선수가 기복이 없고 빠른 선수인데 오해가 많아 아쉽죠. 정말 멋진 선수에요. 지금보다 더 인정받아야 하는 선수에요. 우승 실패가 확정된 상황에서 FC서울을 만났을 때도 혼자서 정말 열심히 뛰더라고요. 경기 후에는 서포터스석으로 와 박수를 쳤는데 정말 대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밴드와 축구의 공통점이 있나요?
제가 하는 음악이 록 음악인데 록 음악과 K리그가 국내에서는 2인자를 느낌이 강해요. K리그는 프로야구에게 밀리는 느낌이고 록 음악은 아이돌 음악에 밀리고 있어요. 그런데 록 음악과 축구 모두 해외에서는 넘버원이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어요. 축구와 록 음악을 모두 사랑하는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고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을 때까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경기장이나 공연장에 직접 찾아오라는 말을 하고 있고 홍보를 하고 있어요.
- ‘탑밴드’에 출연했었는데 축구로 치면 월드컵에 나간 것과 마찬가지에요. 느낌은 어땠나요?
너무 일찍 떨어졌어요. (웃음) 축구로 치면 월드컵을 앞두고 감독이 바뀌고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정상 전력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에요. 멤버들이 바뀐 상황에서 세션 연주자들과 두 번인가 맞춰보고 출연했어요. 아쉽게도 저희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고 지금 멤버들과 나갔더라면 더 높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래도 방송 후에 팀 명이 특이해서 그런지 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이후 방송이나 언론사들과 인터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축구를 좋아하니깐 이런 점도 좋은 것 같아요.
- 홍대 남신이라는 별명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2년 전에 모 잡지에서 지어준 별명인데 홍대에는 신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동사무소에서 신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것 같아요. (웃음) 절대 남신은 아니고 홍대의 건강한 청년이죠. 왜냐하면 뮤지션들이 음악을 하다 보면 운동을 안 하는데 저는 축구를 정기적으로 하기 때문에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데 축구가 큰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또, 최근에는 가수 일락, 조문근과 ‘동교로111’를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 팀은 라디오 활동을 하면서 결성됐어요. 같이 합숙을 하면서 더욱 가까워졌고 끈끈함을 유지하고 있어요.
- 축구와 밴드 공연은 직접 봐야 재미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지는 않는데 아쉬움은 없는지?
축구는 무조건 경기장에서 와서 직접 관람을 해야 해요.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고 카메라에 이 선수들을 다 담을 수는 없어요. 경기장에 직접 오면 벤치의 감독님들의 모습도 직접 볼 수 있고 공을 잡지 않은 선수들의 경기도 유심히 볼 수 있어요. 이런 점이 직관의 매력이고 현장감이 확실히 달라요. 처음에는 현장감이 어색하고 해설도 없기 때문에 적응이 안 되는데 세 번 이상 오게 되면 서포터스의 함성소리 등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위기에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밴드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특별한 매력이 있고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요. 또, 축구와 밴드음악 모두 여자 친구와 함께 가면 정말 좋아요. 잘 모르는 여자 친구에게 설명도 해주고 도심에서 이렇게 넓은 잔디밭을 한 눈에 내려볼 수 있는 곳은 축구장 밖에 없어요. 현대 사회에서 데이트는 커피, 식사, 영화 밖에 없는데 새로운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 혹시 축구 선수 중에 롤모델이 있나요?
해외 선수 중에는 필리포 인자기 선수요. 그 선수가 뛰어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강력한 슈팅이 있는 것도 아닌데 탁월한 골 결정력과 문전 앞에서의 위치 선정이 정말 뛰어나요. 저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음악적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이 부유하지도 않았어요. 저도 음악을 하면서 인자기처럼 많이 움직이고 오랫동안 팬들 옆에 있고 싶어요. 국내에서는 당연히 이동국 선수요. 사람들이 보기에는 느리고 게으른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선수에요. 주변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힘들 때도 있었는데 이동국 선수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싶어요.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꼭 봤으면 좋겠어요.
- 리치킴 씨의 음악관은 무엇인가요?
위로 또는 힐링이 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있어요. 나쁜 음악보다는 착한 음악을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제 음악관과 가장 비슷한 팀은 바르셀로나에요. 바르셀로나가 전통적으로 유니폼에 상업 스폰서를 새기지 않았는데 최근에 유니세프에 후원을 하면서 오히려 기부를 했는데요. 그런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지역 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는 팀이고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내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내 음악은 후반 추가시간 동점 상황에서 얻은 페널티 킥이다. 이 한번의 기회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도 있고 후회가 남을 수도 있어요.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이고 절박한 상황이에요. 이번 기회를 꼭 살려서 좋은 밴드로 기억되고 싶어요.
인터뷰=정지훈 기자
사진=김재호 기자, 스포탈코리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