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동유럽국가에 ‘밭매는 김태희’가 있다면 아프리카에는 ‘밭매는 호날두’가 있다. 그만큼 훌륭한 선수들이 아프리카에 많다는 말이다. 최근 세계 축구계의 흐름이 아프리카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지만 우리는 이 대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스포탈코리아’가 준비했다. 매주 목요일 ‘아프리카축구55’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의 최신 이슈와 소식을 독자에게 전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향한 아프리카 축구팀들의 조별리그가 모두 끝이 났다. 불굴의 사자군단 카메룬이 막차로 최종예선에 합류하면서 총 10팀이 1차 관문을 통과했고 이제 남은 것은 5장의 티켓을 위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아프리카 조별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아프리카 팀들이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되면서 시작부터 이변이 속출됐고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들이 선전에 선전을 거듭하며 결국 최종예선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아프리카 축구. 그리고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총 40개 팀이 불꽃 튀는 접전과 명승부. 2012년 6월을 시작으로 1년 3개월 동안 이어져온 이번 아프리카 월드컵 예선을 1탄과 2탄으로 나눠 준비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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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기적을 쓴 카보베르데, 몰수패 징계...튀니지 최종 예선행
일단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던 B조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통의 강호' 튀니지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2014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았던 카보베르데(FIFA랭킹 44위)가 튀니지와의 최종전에서 부정 선수를 출전시킨 점이 확인되며 월드컵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카보베르데가 지난 23일 벌어진 아프리카 2차 예선 B조 최종전 튀니지전에서 부정 선수를 출전시켰다며 카보베르데의 3-0 몰수패를 선언했다. 이에 극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한 카보베르데를 대신해 튀니지가 극적으로 최종예선에 합류했다.

F조: ‘아프리카 최강’ 나이지리아, 최종예선 진출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아프리카 최강의 부활을 선언한 나이지리아가 무패 행진(3승 3무 승점 12점)을 달리며 조1위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나이지리아는 조2위 말라위의 거센 저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나미비아와의 첫 경기에서 우체의 결승골에 힘입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말라위와의 경기에서 예상 밖에 고전했고 양 팀이 추가시간에 두 골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케냐와의 3차전에서도 카하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고 결국 오두아마디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간신히 비겼다.

나이지리아의 저력은 위기의 순간에 발휘됐고 아흐메드 무사의 결승골로 케냐를 잡았다. 이후 나미디비아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으나 말라위와 마지막 경기에서 네이션스컵 득정왕 에메니케와 에이스 모제스의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반면, 말라위는 나이지리아와 맞대결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며 2위에 머물렀다.

나이지리아가 예상 밖에 부진을 겪었던 이유는 세대교체에 따른 선수단의 변화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고 결국 마지막 경기에서는 모제스, 에메니케, 미켈 등을 모두 투입해 승리를 거뒀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예선을 통해 신구조화라는 과제를 남겼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눈에 띈다.

G조: ‘6경기 전승’ 이집트, 압도적인 질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다 우승(7회)에 빛나는 이집트가 전승을 거두며 손쉽게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첫 경기에서 복병 모잠비크를 만난 이집트는 에이스 지단과 수비수 파탈라의 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이후에는 더 완벽했다. 기니, 짐바브웨를 차례로 물리치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짐바브웨와의 4차전에서는 모하메드 살라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2 대승을 거뒀고 모잠비크, 기니를 다시 한 번 제압했다.

6승 승점 18점 16득점 7실점. 기록에도 말해주듯이 이집트는 막강한 화력을 바탕으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고 조2위 기니를 승점 8점 차로 제압하고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룬 수비력에는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최다득점을 기록한 모하메드 살라라는 스타플레이어를 탄생시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살라는 21세의 젊은 공격수라는 것이다.

H조: ‘조직력’ 알제리vs‘복병’ 말리, 승자는 알제리
알제리는 아프리카 축구에서 잘 알려진 팀은 아니다. 그러나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11명의 선수들이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자랑하고 빠른 역습에 능한 팀이다. 특히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소피앙 페굴리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팀이다.

르완다와의 첫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둔 알제리는 조1위를 놓고 대결을 펼칠 말리와 만나게 된다. 그러나 알제리는 은디아예와 마이가에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배했고 최종 예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때부터 알제리의 조직력이 완성됐고 압도적이었다. 베냉과의 두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알제리는 르완다까지 잡으며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마지막 말리와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패스플레이에 이은 수다니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최종 예선 진출의 주인공은 알제리가 됐다. 반면, 말리는 알제리와 두 번의 맞대결에서 1승 1패의 성적을 거뒀지만 약체들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며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I조: 카메룬 극적인 합류, 토고의 몰락
I조의 키워드는 전통의 강호 카메룬이 극적인 승리로 최종예선에 합류했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토고의 몰락이다.

사무엘 에투라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대신할 젊은 선수들의 발굴을 힘쓰고 있는 카메룬. 그러나 생각만큼 세대교체는 쉽지 않았고 조별예선 중반까지도 최종예선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일단 카메룬은 콩고민주공화국과의 첫 경기를 잡았지만 두 번째 경기인 리비아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골을 허용하며 결국 패배했다.

그러나 조1위를 놓고 경쟁할 것처럼 보였던 토고와의 2연전에서 한 경기는 승리로, 나머지 경기는 몰수승을 거둬 분위기를 반전했다. 이후 카메룬은 콩고민주공화국과 무승부를, 리비아와의 경기에서 체드주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두고 최종예선 행을 확정했다.

이번 예선을 통해 카메룬은 마팁, 조우아 등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진행했지만 어려움을 겪었고 막판 에투, 송 등의 베테랑 선수들을 불러들여 최종예선 막차를 탔다. 반면, 2006년 월드컵이후로 내리막을 겪고 있는 토고는 최하위를 기록하며 몰락했다.

J조: 혼돈의 I조, 결국 승자는 저력의 세네갈
다른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세네갈이 예전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혼돈의 조가 탄생했다. 세네갈은 리베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두면서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우간다와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암울한 성적을 냈다.

세네갈은 공격진에 뎀바 바, 파피스 시세를 모두 불러 경기를 임했지만 가장 막강할 것으로 예상했던 공격진이 침묵했고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이후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시세의 골로 간신히 무승부를 거둔 세네갈은 리베리아와 우간다와의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막판 힘을 냈던 것은 이유는 공격진의 신구조화였다. 사디오 마네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선수들과 시세와 바를 중심으로 한 중간 세대들이 결국 예선 막판에 위력을 발휘하며 어렵게 승점을 쌓아갔고 결국 조2위 우간다를 꺾고 최종예선에 올라갔다.

글=정지훈 기자
사진=ⓒ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