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바람을 맞아라'' 이정후 22경기 만에 나온 홈런에 현지 매체도 '대흥분'...''LEE, 큰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선수''
입력 : 2025.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바람의 도시' 시카고에서 지난 아쉬움을 완전히 날려 보내는 대활약을 펼쳤다.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3회 초 1사 1루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쏴 올리며 오랜만에 장타 맛을 봤다. 컵스 선발투수 콜린 레이 상대 2-1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이정후는 4구째 복판으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타구 속도 시속 105.4마일(약 169.6km) 우측 담장을 가볍게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정후의 홈런으로 샌프란시스코는 4-0 리드를 잡았다.


이정후는 5회 초 세 번째 타석에서도 레이의 4구째 커터를 받아 쳐 우중간 장타성 타구를 날려 보냈으나 상대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의 호수비에 걸려 아쉽게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네 번째 타석이었던 7회 초 안타를 추가하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바뀐 투수 브래드 켈러 상대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이정후는 존에 들어오는 공을 파울로 침착하게 걷어내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9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중간으로 보냈다. 다만 다음 타자 맷 채프먼의 병살타가 나오면서 추가 진루엔 실패했다.



경기 초반 득점을 올리며 5-3 리드를 지키던 샌프란시스코는 9회 말 동점을 허용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이정후는 연장 10회 초 무사 2루 승부치기 상황 선두타자로 나섰으나, 평범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양 팀 모두 10회에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승부는 11회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맞이한 11회 초,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무려 9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엘리엇 라모스와 패트릭 베일리의 연속 안타, 브렛 와이즐리의 스퀴즈 번트로 2점을 도망갔다. 이어 마이크 아스트렘스키의 볼넷, 윌리 아다메스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고, 다음 타자 이정후가 총알 같은 2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9-5까지 달아났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채프먼과 윌머 플로레스의 연속 안타에 나가 있던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고, 이닝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라모스와 베일리까지 타점을 추가하면서 점수 차를 14-5까지 벌렸다. 추격의 의지가 꺾인 컵스는 11회 말을 삼자범퇴로 정리당하며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지난 경기 4타수 1안타에 그치며 3할 타율 붕괴 위기에 몰렸던 이정후는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을 0.312까지 복구했다. 팀 내 타율은 여전히 선두를 달리는 중이고, 내셔널리그(NL) 타격 부문에서도 두 단계 상승한 6위에 랭크됐다. OPS도 0.871로 소폭 상승했다.

이정후가 장타를 터트린 건 지난달 25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11경기 만이고, 멀티히트 역시 지난달 24일 밀워키전 이후 12경기 만이다. 특히 홈런은 지난달 14일 뉴욕 양키스전 연타석 홈런 경기 이후 22경기 만에 나왔다.


현지 매체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이날 이정후의 활약을 두고 "바람아, 바람을 맞아라(Wind, Meet Windy)"라고 일컬었다. 이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바람의 도시(Windy City)'로 불리는 시카고에서 펼친 활약상을 빗댄 표현.

매체는 "이정후는 큰 무대에서 더욱 빛나는 선수다. 지난달 양키 스타디움에서 3홈런을 터트렸던 그는 이번 리글리 필드에서도 아치를 그렸다"라며 "이정후는 지난해 루키 시즌 37경기에서 2홈런 장타율 0.331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 같은 경기에서 4홈런 장타율 0.507을 기록 중이다. 이는 NL (장타율) 1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라 전했다.

MLB 공식 SNS 역시 이정후의 이날 활약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해당 계정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영어로 삽입된 이정후의 포스터를 게시하며 '바람의 손자가 바람의 도시에서 홈런을 터뜨렸다!'고 알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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