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석가이자 작가 유시민이 6·3 대선 득표율 예측으로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13일 인천의 한 인문학 강연에서 유시민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55%,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35%, 나머지 후보들이 10% 안팎을 차지할 것이라 단언했다. 그의 예측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한국갤럽의 2024년 전직 대통령 선호도 조사 결과를 정치적 세력 구도의 바로미터로 삼아 도출한 결과다.
갤럽 조사에 뿌리박힌 예측
유시민의 전망은 지난해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갤럽이 전국 13세 이상 17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3%포인트)에서 비롯된다. 이 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31%로 선호도 1위를 기록했고, 박정희(24%), 김대중(15%), 문재인(9%) 전 대통령이 뒤를 이었다. 반면 윤석열(2.9%), 이승만(2.7%), 박근혜(2.4%) 전 대통령은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9.8%는 “좋아하는 대통령이 없다”고 답했다.
유시민은 이재명의 55% 예측을 노무현·김대중·문재인 전 대통령 선호도(31%+15%+9%)의 합으로, 김문수의 35%를 박정희 전 대통령 선호도(24%)와 연계해 설명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 선호도는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국민의 정체성과 정치적 지향을 드러낸다”며, “좋아하는 대통령은 곧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이 조사 결과가 한국 정치의 이념적 지형을 읽는 데 유효한 도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민주당의 구조적 우위?
유시민은 과거 선거에서도 이 조사가 여야 판세를 예고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 선호도가 과반에 근접할 때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세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 선호도는 정치적 세력의 잠재적 지지 기반을 보여준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구조적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유시민의 예측에 대한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통찰”이라며 고무적인 분위기지만, 국민의힘 측은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론”이라며 일축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경제 위기 국면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계와 논란
유시민의 분석은 독창적이지만 허점도 적지 않다. 첫째, 2024년 조사 결과가 2025년 대선의 민심을 온전히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둘째, 전직 대통령 선호도가 현 후보 지지로 직결된다는 가정은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일 수 있다. 이재명과 김문수의 개인적 이미지, 정책 공약, 캠페인 전략 등은 득표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다. 게다가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실제 유권자(19세 이상)의 표심과 괴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시민의 예측이 화제이지만, “과연 적중할 것인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 정치평론가는 “유시민의 분석은 흥미롭지만, 대선은 경제 상황과 돌발 이슈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남은 19일, 판세는?
6·3 대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시민의 예측은 정치권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던졌다. 과연 그의 전망대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지, 아니면 국민의힘이 막판 뒤집기를 할지. 대선 판세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유시민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화젯거리로 끝날지, 아니면 예언으로 기록될지는 투표함이 열릴 때 드러날 것이다.
스포탈코리아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