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던질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美 진출 서두른 165km 日 괴물, 벌써 부상자 명단행...유리몸 우려 현실되나
입력 : 2025.05.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는 걸까. '165km/h 괴물'로 큰 기대를 받으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사사키 로키가 메이저리그 데뷔 2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다저스 구단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사사키가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15일짜리 IL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15일 애슬레틱스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등장한 사사키는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에 따르면 사사키는 "지금은 고을 던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깨) 상태를 자세히 알 수 없다. 하루하루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은 있다"라고 몸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두 경기는 어깨 상태 때문에 퍼포먼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계속 던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무리가 될 것 같아 자진해서 물러났다"라고 덧붙였다.

사사키의 부상에 대해 주사 치료 등의 계획은 없다고 설명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그의 손에서 공을 빼앗을 것"이라며 당분간 투구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저스 입단 전부터 사사키의 '내구성'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고교 시절 이미 163km/h의 광속구를 던져 일찌감치 일본 최고의 재능으로 주목받은 사사키는 2019년 드래프트 1순위로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해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은 끝에 2021년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NPB)서 4시즌을 뛴 그는 단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데뷔 첫해인 2021시즌 11경기(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서 63⅓이닝을 기록했고, 2년 차였던 2022시즌 20경기(9승 4패 평균자책점 2.02) 129⅓이닝으로 커리어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2023시즌은 15경기(7승 4패 평균자책점 1.78) 91이닝, 2024시즌에는 18경기(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 11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유리몸' 꼬리표가 붙은 사사키가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의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을지 사람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일본에서 더 증명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해야 한다는 야구계의 비판도 이어졌다.


사사키가 미국 진출을 서두른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겨울 일본 방송 NHK의 보도 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에서 "학창 시절부터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강속구를 던졌기 때문에 항상 부상을 달고 살았다. 언제 던질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우면서 (야구를) 해왔다"라고 밝혔다.

2020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던 때를 돌아본 사사키는 "오른쪽 팔꿈치 근육이 찢어져 재활했다. 좀처럼 낫지 않아 여러 군데의 병원을 전전했다. 기존 폼으로는 통증이 심해 던질 수가 없었다"며 "어떤 의사는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했다. 프로에서 아직 한 경기도 던지지 않았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 '언제 야구를 못 하게 되거나 던질 수 없게 될지, 지금과 같은 퍼포먼스를 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바 롯데에 입단한 뒤 별도의 조정 단계를 밟아가던 중 그런 일(부상)이 일어나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했다"라며 "단 하나의 공으로 (선수 인생이) 뒤집힐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2년을 더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이 타이밍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자기 몸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늘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을 것.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간절한 바람은 곧 현실이 됐다. 지난 3월 2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시즌 개막 시리즈서 사사키는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그러나 달콤함은 잠시뿐이었다. 수준 높은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사사키는 8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72로 고전했다. 34⅓이닝 동안 피홈런을 6개나 허용했다. 탈삼진은 24개인 반면 볼넷은 22개에 달했다.

데뷔전에서 시속 100마일(약 160.9km)을 손쉽게 던졌던 사사키는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4이닝 5실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97.5마일(약 156.9km), 평균 94.8마일(약 152.6km)에 그쳤다. 이날 사사키의 패스트볼 구사율은 겨우 36%에 그쳤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사사키는 구속 저하에 대해 "어깨(부상)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영향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부상 원인이) '확실히 이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인내심을 갖고 잘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주어진 시간 동안 확실하게 회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서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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