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베컴이 LA에 남은 이유? 빅토리아에 물어봐
입력 : 2012.01.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천하의 베컴도 거역할 수 없었던 여자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미국 로스엔젤러스(LA)를 떠난 데이비드 베컴의 전용기는 프랑스 파리샤를 드골 공항 상공에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 원점으로 복귀했다. 샤를 드골의 활주로에 내리지 않고, 정든 LA국제공항 격납고로 향했다.

베컴은 끝내 파리 생제르맹(PSG)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그는 전 소속팀인 LA갤럭시와 2년 계약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베컴의 이적 드라마는 결국 별다른 반전 없이 끝났다. 비버리힐즈 대신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를 걷는 베컴과 그의 가족들을 바랐던 이들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PSG는 베컴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했었다. PSG의 구단주 나세르 알 켈라이피가 취임과 동시에 베컴 영입을 1순위 과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거액의 이적 자금을 풀어 실력 있는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이면서 한편으로는 팀의 간판이 될만한 ‘슈퍼스타’를 찾았다. 두말할 것 없이 베컴이 적임자였다.

베컴과 PSG의 협상은 초반에 순풍을 탔다. 베컴이 부동상 중개인을 통해 파리에 아파트를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PSG는 베컴의 주요 요구사항 중의 하나인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받아들였었다. 알 켈라이피 구단주는 베컴 영입을 확정적으로 보고 용품 공급사인 나이키에 유니폼 2만 벌을 요구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항해가 거의 끝날 때쯤에 순풍이 잦아들고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베컴의 인터뷰에서 “아직 모르겠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PSG의 레오나르두 단장도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월 알 켈라이피 구단주는 “조금 실망스럽다. 베컴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포기 선언을 했다.

베컴이 LA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위한 정기적인 출전, 새로운 리그 적응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는 문제 등이 베컴의 머리 속을 복잡하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가족, 그 중에서도 아내 빅토리아다.

스파이스걸 출신인 빅토리아는 베컴의 행선지에 항상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을 떠나 신대륙인 미국으로 날아올 수 있었던 것도 빅토리아의 동의가 있어 가능했다. 헐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었던 빅토리아는 LA갤럭시행을 반겼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배번을 놓고 고민했을 때, 빅토리아의 핀잔과 권유에 7번이 아닌 23번, 마이클 조던의 번호를 택했다.

베컴과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종합해 봐도 이 부분을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 레오나르두는 베컴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베컴은 (PSG로) 오고 싶어했다. 하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달랐다. 베컴은 아이가 4명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시 떠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컴도 LA와 재계약에 동의하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미국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이곳에서 더 지내고 싶다”라고 했다.

빅토리아는 헐리우드에서 연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빅토리아는 잠시 파리의 ‘상류 사회’에 매력을 느꼈지만, 헐리우드보다 매력적인 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베컴의 네 번째 아이가 태어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베컴 부부는 지난 해 6월 네 번째 아이 하퍼를 얻었다. 결국 빅토리아는 프랑스의 ‘스타(vedette)’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미국의 ‘별(star)’로 남기로 했고, 베컴도 그 결정을 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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