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컵 돋보기] '2무 3패' 레알은 승점 인출 안되는 신기한 'ATM'기
입력 : 2015.01.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드리드의 '천적'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과거 마드리드 더비에서 승점 인출기였던 'ATM'의 입구가 이제는 굳게 닫혔다.

아틀레티코는 1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4/2015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16강 원정 2차전에서 홀로 2골을 기록한 페르난도 토레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홈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던 아틀레티코는 이날 무승부로 1,2차전 합계 4:2로 앞서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전만 해도 레알의 축제 분위기였다. 2014 FIFA 발롱도르를 수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해 하메스 로드리게스(푸스카스상)와 세르히오 라모스, 토니 크로스(이상 베스트11)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중심에서 자신의 수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관중들은 금색 카드를 들며 축제의 분위기를 띄었다.

하지만 레알의 잔칫상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뒤집어졌다. 그리즈만이 왼쪽 측면에서 페페와의 볼 경합을 이겨내며 문전 앞으로 크로스를 전개했고 이를 토레스가 논스톱 왼발 인프런트킥으로 마무리하며 레알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레알은 전반 20분 크로스의 오른쪽 측면 프리킥에 이은 라모스의 헤딩 동점골로 다시 기세를 올렸다.

하프타임에 들어가기 전 레알의 기록지는 압도적이었다. 슈팅수에서 21:3으로, 유효슈팅수에서는 6:1로 완전히 압도했고 볼점유율에서도 78:22로 크게 앞서며 말그대로 원사이드 게임을 펼쳤다. 하지만 레알의 파상 공세를 견뎌낸 후 득점에 성공하는 아틀레티코의 무패 방정식은 이번에도 주효했다.

토레스의 득점포가 또 다시 가동됐다. 후반 1분 그리즈만이 왼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패스를 내줬고 이를 토레스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을 연결했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나바스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빠지면서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됐다. 레알의 입장에선 또 김빠지는 순간이었다.

반격에 나선 후반 8분 베일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호날두가 문전 쇄도와 함께 헤딩슛으로 다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에 아틀레티코는 후반 12분 토레스를 빼고 아르다 투란을 교체 투입했다. 여전히 슈팅수나 볼 점유율을 의식하지 않은 채 높은 압박 수위와 고밀도의 수비벽으로 레알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이로써 레알은 올 시즌 총 5차례 마드리드 더비(프리메라리가, 코파 델 레이, 수페르 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2무 3패의 열세에 놓이게 됐다. "베르나베우는 평소처럼 열광적인 팬들로 가득 찰 거라 생각한다. 경기장엔 선수들이 있다. 누가 훨씬 중요하겠는가?"라는 시메오네 감독의 출사표는 또 다시 예언이 되고 말았다. '반드시 잡고 간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천적 관계, 계속 당하는 레알의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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