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 거르고 이정후? 모두 예상 범위 안이었다...오라클 파크서 시즌 첫 홈런포 신고 ''한국 알리는 날 홈런 쳐 기뻐''
입력 : 2025.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이틀 연속 팀의 4번 타자로 출전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국 문화유산의 날(코리안 헤리티지 나이트)'을 맞아 팬들에게 시원한 홈런포를 선사했다.

이정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에 4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양 팀은 초반부터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다. 1회 초 애리조나는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비 레이를 상대로 에우헤니오 수아레스가 1타점 2루타, 조시 네일러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이에 질새라 샌프란시스코는 2회 말 1사 만루 찬스에서 터진 크리스티안 코스의 그랜드슬램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다. 이정후는 3회 말 선두타자로 들어서 파트의 2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공략, 깔끔한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정후는 2사 후 터진 웨이드 주니어의 안타에 3루 베이스까지 파고들었으나, 다음 타자 패트릭 베일리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5회 말에도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2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서 바뀐 투수 우완 후안 모리요의 멀리 빠지는 바깥쪽 체인지업에 배트를 냈다. 방망이를 공에 맞추는 덴 성공했으나, 살짝 굴절된 공이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의 미트에 빨려 들어가면서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음 타자 윌머 플로레스의 볼넷에 이은 윌리 아다메스의 투런홈런으로 두 점을 더 추가했다. 이어진 상황 안타로 출루한 웨이드 주니어도 코스의 안타와 상대 폭투에 홈 베이스를 밟으면서 7-3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6회 말 1사 주자 1루 네 번째 타석을 맞은 이정후는 1-1 카운트에서 켄달 그레이브맨의 3구째 몰린 싱커를 밀어 쳤으나 뜬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걸렸다.


점수 차가 7-4로 좁혀진 8회 말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던 애리조나는 2사 1루 상황에 라모스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이정후와의 승부를 택했다. 좌투수 조 맨티플라이가 우타자 라모스 대신 좌타자 이정후를 상대하게 하려는 전략. 특히 라모스는 직전 3경기서 무려 8안타 2홈런 5타점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애리조나의 선택은 악수가 됐다. 침착함을 유지하며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맨티플리의 투구를 3구까지 지켜보다가 4구째 몸쪽 낮은 커브를 완벽하게 잡아당겼다. 타구는 시속 101.2마일(약 162.9km)의 빠른 속도로 날아가 오라클 파크의 높은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었다. 점수 차를 10-4까지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이정후의 시즌 5호 홈런.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대활약을 펼친 뒤 한동안 장타와 멀티히트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정후는 이 홈런으로 6경기 만의 장타와 멀티히트 경기를 동시에 신고했다. 이날 터트린 홈런은 올 시즌 이정후가 홈 팬들 앞에서 선보인 첫 홈런이기도 했다.


9회 초 등판한 스펜서 비벤스가 조쉬 네일러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10-6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마지막 타자 가브리엘 모레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해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7일 컵스전 이후 5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 지긋지긋한 4연패에서 탈출했다. 1회 3실점을 하고도 나머지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선발 레이는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경기 전 0.285에서 0.288까지 소폭 상승했다. 0.787까지 떨어졌던 OPS도 0.805까지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경기 후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이런 날에 좋은 경기를 하고, 팀 연패도 끊고, 홈런도 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최근) 투수들이 잘해줬고 타자들도 잘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나간 경기는 잊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경기가 많기 때문에 그 부분에만 신경 쓰면서 하다 보니 점수를 많이 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홈런을 때려낸 타석에 대해서는 "채프먼이 아웃됐을 때부터 당연히 라모스보다 나와 승부할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어떻게 해야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1점을 뽑고 싶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회상했다.

이날 경기에도 이정후의 개인 팬클럽인 '후리건즈'가 출석해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이정후는 "(오늘 그들이) 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의 존재도 알고 있었다.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된다"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경기 초반 흐름을 뒤바꾸는 만루홈런을 때려낸 코스의 활약에 대해서도 이정후는 "그 홈런으로 더그아웃의 분위기와 에너지를 뒤바꿨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