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제주의 '마음(MOM)' 완전히 사로잡은 김봉수, '남기일의 남자'가 맞습니다
입력 : 2023.05.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언제(출전 시간), 어디서든(포지션) 못하는 게 없다. 팬심을 사로잡는 공약까지 완벽하다. 제주유나이티드의 김봉수(23)는 '남기일 감독의 남자'가 맞다.

김봉수는 지난 2019년 광주대의 U리그 6권역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같은해 한국대학축구연맹 우수선수상 영예까지 차지했다. 183cm, 78kg의 탄탄한 피지컬을 보유한 김봉수는 중원 장악 능력과 과감한 슈팅력까지 앞세워 2021년 제주 유니폼을 입고 프로무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21시즌 프로 데뷔 첫 해 U-22 출전카드로 중용되며 28경기에 출전해 3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흔히 프로 2년차에 맞이하는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도 없었다. 오히려 더 발전했다. U-22 출전 카드가 아님에도 구자철, 이창민, 윤빛가람, 최영준 등 K리그1 정상급 미드필더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진화도 거듭했다. 전술 변화에 따라 본업인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오른쪽 스토퍼로 활약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자질까지 보여줬다. 2022시즌 33경기에 출전해 1도움을 기록했다.

어느덧 신성에서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에도 10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최근 2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김봉수는 지난 4월 30일 대전 원정(3-0 승)에서 후반 11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구자철 대신 교체 출전해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트리며 FA컵 포함 원정 5연승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수비를 얼어붙게 만든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는 덤이었다.

5월 6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2-1 승)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안정적인 패스를 통한 빌드업과 적절한 위치선정과 수비가담으로 높은 전술 이해도를 보여줬다. 호랑이 발톱처럼 순간 날을 세우는 공격 본능도 제대로 보여줬다. 1-1로 맞선 후반 10분 코너킥 찬스에서 의욕적인 슈팅으로 역전골까지 수확하며 265일 만에 홈 승리를 선사했다. 제주 팬들의 마음(MOM, Man of The Match)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이날 중계를 맡은 강성주 해설위원 역시 '진정한 남기일의 남자는 김봉수'라고 극찬했다. 남기일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남기일 감독은 "남기일의 남자라고 하는데 인정한다. 선수들이 계속 믿는 선수다. 어느 자리에서 뛰어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어린 나이에도 높은 전술 이해도와 효율적인 포지셔닝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정말 다재다능한 제주의 미래가 아닐 수 없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를 지켜본 김봉수는 손사래를 쳤다. 김봉수는 "지난해 8월 이후 홈 승리가 없었다. 어려운 경기였는데 결승골까지 터트려서 정말 기분이 좋다. 남기일의 남자라...(웃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팀에는 이런 선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에는 볼을 정말 잘 차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더 헌신적으로 뛴다면 이러한 장점이 그라운드 위에서 더 힘을 낼 수 있다. 앞으로 팀에 도움이 되면서 좋은 결과를 계속 가져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팬서비스까지 만점이다. 김봉수는 경기 후 3경기 연속 득점에 대한 공약을 묻는 질문에 자신의 축구화를 팬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답했다. 이 약속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 업로드된 뒤 "남감독님의 구세주 갓봉수", "킹봉수", "멋지다~봉수야~" 등 팬들의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모으고 있다.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최근 활약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됐기에 충분히 가능한 공약이다.

김봉수는 "원래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는 아니다. 아마도 상대가 방심한거 같다.(웃음) 내 장점은 수비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격에 가담할 때 몇 번의 기회가 온다. 그 때 놓치지 않고 더 집중해서 좋은 결과가 온 것 같다. 다음 5월 10일(수) 인천전에서 축구화 선물 공약을 지킬 수 있도록 기회가 온다면 팬들을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 제주 팬들에게 계속 행복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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