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파리 생제르맹의 미드필더 이강인이 친정팀 레알 마요르카의 홈 경기장에 방문했다.
마요르카는 3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에 위치한 에스타디 마요르카 손 모익스에서 열린 2023/2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 카디스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건 카디스였다. 카디스는 전반 12분 중앙 미드필더 루벤 알카라즈의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마요르카는 전반 46분 압돈 프라츠의 동점골로 반격했다. 전반전을 1-1로 마친 두 팀은 후반전에도 접전을 펼쳤지만 더 이상 골이 나오지 않았다. 마요르카는 홈에서 승점 1점에 그쳤다.


이날 관중석에서 반가운 손님이 등장했다. 이강인이었다.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경기를 마쳤던 이강인은 마요르카 홈 경기를 관람했다.
이강인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었던 베나드 무리키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발목 부상을 당했던 무리키는 경기 출전이 불가능했다. 마요르카는 두 선수가 찍은 사진을 공식 SNS에 게재하며 ‘아주 특별한 재회’라고 전했다.
마요르카 팬들은 이강인의 깜짝 등장에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마요르카가 올린 게시물에 “당신이 많이 그립다”, “너무 보고 싶었다”, “이강인이 돌아오게 해줘”, "경기장 담보로 임대해 오자"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린 자원이다. 그는 날카로운 왼발 킥과 킬 패스 능력, 수준급 탈압박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이강인은 스페인 명문 구단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서 성장했다.
이강인은 만 17세에 불과했던 2018년 10월 CD 에브로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를 통해 1군에 데뷔했다. 성인 무대에 첫선을 보였던 이강인은 해당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11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조금씩 기회를 받았다. 그는 2019/20시즌 24경기 2골, 2020/21시즌 27경기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나름 경험을 쌓았지만 완벽한 주전으로 등극하진 못했다. 그는 2021년 8월 자유 계약으로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인은 2021/22시즌 마요르카에서 34경기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적응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조금 아쉬운 성적이었다.
마요르카에서 첫 시즌에 다소 고전했던 이강인은 지난 시즌 에이스로 거듭났다. 그는 2022/23시즌 39경기 6골 7도움으로 마요르카의 첨병으로 자리잡았다. 해당 시즌에 이강인은 무리키와 함께 마요르카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무리키는 지난 시즌 라리가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 4위에 올랐다. 마요르카는 두 선수 덕분에 리그 9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여름 이강인은 여러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이강인을 노렸던 구단 중 하나가 라리가 3강 구단 중 하나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AT 마드리드와 마요르카의 협상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두 구단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AT 마드리드가 물러나자 이번에는 리그앙 강호 파리 생제르맹이 접근했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개편하고 있었던 PSG는 이강인을 데려오기 위해 마요르카와 접촉했다. PSG는 2200만 유로(한화 약 311억 원)를 지불하고 이강인과 2028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다.
이강인은 2023/24시즌 개막 후 리그앙 개막전인 로리앙전과 2라운드 툴루즈전에 모두 선발 출격했다. PSG에서 주전의 입지를 다지는 것처럼 보였던 이강인은 지난 8월 갑작스러운 근육 부상을 당했다. 그는 이 부상으로 인해 약 한 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강인은 지난 9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복귀를 알렸다. 이 경기 후 이강인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위해 잠시 PSG를 떠났다. 황선홍호에 합류했던 그는 부상 여파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강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인해 병역 혜택을 얻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PSG로 복귀한 이강인은 예전의 경기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0월 AC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어진 리그앙 10라운드 스타드 브레스투아전에서는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로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을 도왔다. 11라운드 몽펠리에전에선 리그앙 1호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이강인은 AC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되며 공식전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이 경기에서 이강인은 한 차례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삼켰다. 12라운드 스타드 드 랭스전에서도 침묵했던 그는 AS 모나코와의 13라운드에선 결장했다. 뉴캐슬과의 챔피언스리그 F조 5차전에서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PSG에서 10경기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강인은 PSG에 녹아들고 있지만 이강인을 떠나 보낸 마요르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마요르카는 현재 1승 7무 6패(승점 10)로 리그 17위다. 강등권인 18위 셀타 비고(1승 5무 8패, 승점 8)와는 승점 차이가 고작 2점에 불과하다.
비록 지금은 PSG에 있지만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잊지 않았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구단이다. 이강인은 이를 잊지 않고 마요르카 홈 경기장을 다시 찾아왔다. 팬들도 이강인의 방문을 반기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 마요르카 공식 SNS/게티이미지코리아/파리 생제르맹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