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출산 선물? '무안타+KK' 오타니침묵시킨 이마나가 ''일본인들이 기대하지 않는 결과였겠지만...''
입력 : 2025.04.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많은 일본인들이 기대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시카고 컵스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 쇼타(32)가 최근 아빠가 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에게 삼진을 선물(?)로 준 소감을 털어놨다.

이마나가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다저스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3피홈런) 6탈삼진 2볼넷 5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컵스는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 끝에 연장 10회 말 이안 햅의 끝내기 안타로 11-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마나가는 1회 출발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했으나 3루수 게이지 워크맨의 실책으로 주자가 살아나갔다. 무키 베츠를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한 이마나가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이하 테오스카)에게 안타를 맞아 1,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프레디 프리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그는 토미 에드먼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대형 스리런 홈런을 맞아 3점을 내줬다.

컵스는 1회 말 곧바로 5점을 뽑아 리드를 되찾았다. 5-3으로 컵스가 앞선 상황에서 2회를 맞은 이마나가는 맥스 먼시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키케 에르난데스(이하 키케)를 병살타로 처리해 한숨 돌렸다. 그러나 앤디 파헤스에게 솔로포 일격을 당해 5-4 추격을 허용했다. 그는 오타니와 두 번째 승부에서 스위퍼로 헛스윙을 끌어내 두 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3회를 3루수 땅볼, 유격수 직선타, 루킹 삼진으로 삼자범퇴 처리한 이미나가는 4회 위기를 맞았다. 에드먼의 중전안타, 윌스미스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그는 먼시와 키케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파헤스를 좌익수 직선타로 막아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이마나가는 5회 오타니를 삼진, 베츠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테오스카에게 2루타를 맞아 득점권이 주자를 내보냈으나 프리먼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아 위기를 넘겼다.

컵스는 5회 말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의 투런포로 7-4까지 달아났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마나가는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에드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윌 스미스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맞았다. 먼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이마나가는 투구 수 100구를 넘기고(101구) 브래드 켈러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마나가는 5실점에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불펜이 7회에만 5점을 내주며 무너져 그의 승리투수 요건이 날아갔다. 컵스 타선은 7-10으로 뒤진 8회 카일 터커가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려 1점 차로 추격했다. 9회 말에는 2사 후 미겔 아마야가 극적인 동점 솔로포로 스코어 10-10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 10회 말 승부치기 상황에서 이안 햅이 다저스 불펜투수 노아 데이비스를 상대로 1루수의 다이빙 캐치를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컵스는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며 이마나가는 경기 후 이날 투구를 돌아보며 "1회 초 3점을 내주고 '오늘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투수 코치가 '이런 경기야말로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라고 말해줬다. (초반 실점에도) 5회를 넘길 수 있었던 부분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점수를 내주고 맞더라고 계속 마운드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피홈런을 3개나 맞은 것이 바람의 영향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바람 탓으로 돌리고 싶지만, 아마 역풍이 불었어도 충분히 담장을 넘어갈 정도의 홈런을 3개나 맞았다"라며 "변명의 여지가 있을 정도의 바람이었으면 좋았겠지만, 피홈런은 나의 영원한 숙제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인데도 이렇게 많이 홈런을 맞았다는 건 나로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홈런을 맞지 않는 요령을 얼른 익히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마나가는 전반적인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지만, 일본인 투타 맞대결에서는 완승을 거뒀다. 오타니와 3번 상대해 삼진 2개와 땅볼 1개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오타니를 상대로 통산 10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하며 '천적'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마나가는 오타니를 3타수 무안타로 막은 부분에 대해 "그(오타니)와 같은 훌륭한 선수는 맞아도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상대한다. 그런 마음가짐이 어쩌다 보니 그런 결과를 가져온 것뿐"이라며 "우연이 10번 이어졌을 뿐이다. 앞으로 10번을 상대해서 10안타를 맞을지도 모른다. 정말 작은 기적이 10번 이어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승부욕을 감추지는 않았다. 이마나가는 '오타니에게는 혹독한 출산 선물이 됐다'라는 질문에 "아마 많은 일본인들이 기대하지 않는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이나 리글리 필드를 찾은 팬들을 짊어지고 던지는 나 역시 (이기고자하는) 의지가 있다. 물론 마음으로는 축하하지만, 야구장에서는 축하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축하와 승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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