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둘까 했는데, 버티니 뭐가 있네요'' 데뷔 10년 만에 파이널 MVP, 안혜지 농구인생 다시 시작이다 [인터뷰]
입력 : 2025.04.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BNK 안혜지가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BNK 안혜지가 스타뉴스와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우여곡절 많은 선수 생활을 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모든 걸 이겨내고 데뷔 1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어시스트왕' 안혜지(28·부산 BNK 썸)가 바쁜 나날에도 기쁜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안혜지는 지난 26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 2층 오션홀에서 열린 '24~25시즌 우승 기념 팬미팅' 종료 후 스타뉴스와 만나 "어른들도 그렇고 지내면서 버텨라, 버텨라 했는데, 버티면 뭐가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BNK의 3전 전승으로 종료된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안혜지는 평균 38분 49초를 소화, 12.7득점 2.0리바운드 6.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활약 속에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그는 기자단 투표 총 61표 중 28표를 획득, MVP에 등극했다.

우승 후 한 달이 지났다. 안혜지는 여러 매체와 지인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모교 동주여고에 다녀오기도 하고, 최근에는 휴식 끝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할 준비도 하고 있다. 그는 "바쁜 것도 좋다. 나쁘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팬들을 만난 안혜지는 "다들 사복을 입고 뵌 거여서 색다르다. 재밌기도 했다"며 "이런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19년과 2022년에 이어 3번째 팬미팅을 하고 있는 그는 "(우승하고 만나니) 좀 다른 것 같다"고도 했다.

BNK 안혜지(왼쪽)가 팬미팅에서 팀 동료 이이지마 사키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NK 제공
BNK 안혜지(왼쪽)가 팬미팅에서 팀 동료 이이지마 사키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NK 제공
"놀라기도 했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했다"는 안혜지. 팬 사인회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그가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사우'를 만났을 때였다. 그는 "한 팬이 '같은 회사 다녀요' 하시더라"며 농구단의 모기업 BNK캐피탈에 다니는 팬을 만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2015 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KDB생명에 전체 1순위로 지목받아 프로에 들어온 안혜지는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드리블 능력, 외국인 선수와 좋은 호흡을 통해 주전 선수로 거듭났다. 키 165㎝의 신체 조건에도 국가대표에도 단골 선발됐고, 5번의 어시스트상과 MIP, 가드 부문 베스트5 수상 등 여러 업적도 이뤄냈다.

하지만 기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입단 후 한동안 팀이 하위권을 전전했고, 2019년에는 팀이 해체되고 말았다. BNK가 선수단을 인수해 재창단했지만, 첫 플레이오프는 8년 차인 2021~22시즌에야 경험했다. 또한 슛에서 약점을 보이면서 팬들의 비난도 받아야 했다.

'힘들어도 버텨라'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는 안혜지는 "어떻게 버티느냐가 중요하다.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만둘 생각도 했었다"고 고백한 그는 "그래도 잘 이겨냈다"며 스스로를 칭찬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상에 오른 소감을 밝힌 그는 "힘든 일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웃어서 좋았다.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영광이어서 이 기분을 잊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박정은 BNK 감독은 안혜지에게 "(슛을) 주춤거리면 뺀다"고 말할 정도로 주저없이 슛을 시도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3점슛을 좀 더 과감하게 쏜 그는 성공률은 커리어 평균과 비슷했지만, 성공횟수(45회)는 데뷔 후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는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하자 "그래도 받을 것 같다"며 웃은 그는 "여전히 그 부분을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꾸준히 지금처럼 계속 연습하겠다"고 얘기했다.

BNK 안혜지가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WKBL 제공
BNK 안혜지가 챔피언결정전 MVP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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