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군필자' 김치곤, 군대 다시 가겠다는 사연
입력 : 2012.12.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나고야(일본)] 배진경 기자= "이호 대신 군대를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은 마음이다".

김치곤(울산)은 진지했다.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는 팀 동료들을 보는 마음이 애틋하기만 하다.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두 번은 못 갈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군대에도 선뜻 갈 수 있겠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이호를 위해서라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대신 갈 수 있다면 대신 가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이호는 이근호, 이재성과 함께 17일에 상무에 입대한다. 원래 10일 입대 예정이었지만 2012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일주일 연기 허가를 받았다. 이호의 룸메이트인 김치곤은 "매일 밤마다 입대일자에서 카운트다운을 세고 있는 호를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면서 "아내와 아이 둘을 두고 군에 들어가는 마음이 오죽하겠나 싶다"고 말했다.

김치곤은 병역의무를 다한 군필자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복잡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다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군대 가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그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다. 입대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기도 하다. 김치곤은 상주 상무에서 뛰다가 지난 9월 제대와 함께 울산으로 복귀했다. 시즌 중반까지 전력 외 선수였기 때문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참가할 수 없었다. 동료들이 ACL에서 우승한 덕에 클럽월드컵 참가 기회를 얻게 됐다.

김치곤은 "울산의 ACL 우승 과정을 지켜보면서 팀의 우승에 기쁘기도 했지만 내가 주역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프기도 했다"면서 "클럽월드컵은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기회다. 어떤 선수들에게는 평생 한 번 경험해보기도 어려운 시간일 수 있는데, 여기까지 함께 올 수 있도록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무척 고맙다.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뛰겠다"고 말했다.

몬테레이전을 앞둔 각오가 비장할 수밖에 없다. 김치곤은 "한국 선수들보다 개인기술이 뛰어나고 좋은 전력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조직력과 응집력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도 첫 경기에서 이기기만 하면 모두가 기대하는 첼시전을 치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사진제공=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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