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천수가 아주 많이 달라졌어요''
입력 : 2013.04.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정지훈 기자= “들어가자마자 한 대 맞았지만 꾹 참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풍운아’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가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이천수는 31일 오후 인천 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후반 8분 교체 투입돼 약 3년 9개월 만에 K리그 복귀무대를 치렀다.

그러나 우리가 알던 이천수가 아니었다. 기량과 승부근성은 그대로였지만 성숙한 남자가 돼서 돌아왔다. 시간은 후반 11분. 이천수는 수비수와 경합과정에서 뒤통수를 가격 당했다. 그는 잠시 항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침착하게 경기에 집중했고 빠른 돌파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후 이천수는 “들어가자마자 한 대 맞았는데 예전 같았으면 성질도 났었을 것이다. 상대 선수들이 이런 부분을 노릴 것이지만 이제 변했다. 고참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고 모범이 되고 싶다”고 했고 “컨트롤할 것이다. 운동장에서 화를 안낼 것이다. 팀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이천수의 재치 있는 입담과 스타성은 여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를 유지했고 가벼운 농담으로 기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과거에는 지나친 자신감과 경솔한 발언으로 언론에 뭇매를 맞았지만 이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여유가 느껴졌다.

K리그 클래식에는 이런 선수가 필요했다. 단 37분의 활약이었지만 팬들은 환호했고 그의 개인기술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가 집중했다.

이제 더 이상 ‘악동’ 이천수가 아니다. 투지와 스타성만 그대로 유지한 성숙한 이천수가 돌아왔다. 그는 “항상 경기장에 들어가면 투지 있게 경기를 이기려고 했었다. 그런 마음은 변함이 없다. 몸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경기장에 투입되면 상대 골대를 향해 돌진할 것이고 계속해서 투지 있는 경기를 하겠다. 이런 부분들을 관중들이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약속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무슨 말을 해도 행동이 먼저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다던 이천수. 그의 복귀가 스타 부족에 시달리던 K리그 클래식에 단비를 뿌릴 수 있을가.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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