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의 老馬之智-24]현명한 지도자는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입력 : 2013.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경기 중에 지도자가 지켜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지도자와 선수간의 관계를 지시와 복종의 수직관계로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관계는 지도자와 배우는 사람이라는 상반된 입장에 있음을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여기기 쉽다. 하지만 현명한 지도자라면 이 같은 단순논리를 떠나 선수를 동등한 인격체로서 생각해 주어야 한다.

훈련뿐만 아니라 경기의 주체는 어디가지나 선수들 자신이다. 아무리 유능한 지도자 일지라도 배우는 선수들이 진정으로 지도자를 존경하지 않고는 기대하는 교육적 성과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지도자는 우선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위치에서 지식을 나누어 갖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서 선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경기 중에 지도자가 큰소리로 지시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제대로 이해도 안 되고 선수들에게 혼란만 일으키게 할 수 있다.

지도자는 치밀하게 경기의 흐름을 지켜보아야만 경기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상황이 다소 불리하다고 해서 흥분하여 욕설을 퍼붓는 행위는 지도자로서 품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경기의 진행상황을 냉정히 파악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도자가 흥분한다는 것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경기 자체에 말려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지도자까지 경기에 참여 한다면 선장이 없는 배다. 누가 컨트롤할 수 있겠는가? 지도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 욕설을 퍼붓기 보다는 칭찬의 박수나, 격려하는 제스처, 그리고 어떤 손짓을 통해 자극을 주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훈련이나 경기 때 명령은 지시 및 충고의 형태로 하달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면 지도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지시, 충고함으로써 “잔소리 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지도자도 필요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집중력을 떨어뜨릴뿐더러 자신의 권위도 손상을 입는다. 시합 때의 주의나 지적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 시작 전 또는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선수들이 잊고 있는 사항 또는 꼭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되 인상에 남도록 단호하고 분명하게 주의를 주어야 한다. 절대로 지시나 주의가 길어 져서는 안 된다. 되도록 짧고 분명한 것이 좋다. 더 좋은 방법은 경기 중에는 가급적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경기 중에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선수 스스로가 해결 해 나갈 수 있는 상황 적응력을 키워주는 것이 올바른 지도 방법이다. 그래야만 실제 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족스럽게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가 경기 중에 자주 일어나서 고함을 지른다든가 하는 것은 평소 훈련이 잘 안 돼 있다는 증거다.

벤치에 앉아 있는 지도자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 권위를 지켜야 하다. 안절부절못하는 지도자는 어딘가 신뢰감이 없어 보이게 마련이다. 차분하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 필요한 때에 가벼운 손짓 제스처로 주장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족하다. 떠벌이는 지도자는 선수들이 속으로 얕본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박경호(제1회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출전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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