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 브라질 새 패러다임 축구가 스페인 울렸다
입력 : 2013.07.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무적함대’ 스페인이 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마라카낭경기장에서 열린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투지로 재무장한 삼바축구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우승 후 세계 메이저대회는 물론, 남미의 코파아메리카대회에서 조차 8강에 머물며 화려함을 잃은 브라질은, FIFA 랭킹이 22위까지 추락하며 삼바축구는 한물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반면 스페인은 2006년부터 선수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볼 점유율을 높이는 패스 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 축구를 선보이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쥐는 등, A매치 26연승을 질주하며 FIFA 랭킹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축구 최고의 팀이었다.

그러나 세계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기의 빅 매치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0-3 스코어가 말해주듯 브라질이 스페인을 변명의 여지없이 무릎 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전술이 아니라,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4) 감독의 수비적 작전과 선수들의 정신력에서 우러나오는 투지와 기동력이었다.

2006년 이후 단 한 번도 이 같은 축구를 접해보지 못한 스페인은, 자신들만이 펼칠 수 있는 볼 점유율 축구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슈팅가능지역에서 극단적일만큼 7~8명이 펼치는 브라질의 철벽 수비 작전에 공격은 무기력 했다.

이에 브라질은 스페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9.FC 바르셀로나)가 핵인 ‘티키타카(원터치 패스)’ 플레이를 차단하여, 곧바로 네이마르 다 실바(21.FC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파괴력 있는 빠른 역습을 시도, 스페인의 수비를 농락하며 손쉬운 득점을 올렸다. 또한 수비 시에는 미드필드에서 부터 투지 넘치는 압박으로 스페인 이 자랑하는 압박보다 더 강한 압박을 시도, 스페인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무력화 시키며 공격의 효율성을 떨어뜨렸다.

이는 과거 브라질이 펼쳤던 화려한 삼바축구와는 또 다른 축구로, 이는 전적으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축구철학에 의한 영향이 크다.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브라질이 자랑하는 화려한 삼바축구 위에,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바탕으로 투지와 기동력의 이기기 위한 축구를 전수 스페인을 격파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스페인의 완패는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까지 받는 비센테 델 보스케(62) 스페인 감독에게는 무력감을 안겨준 경기였다.

카를레스 푸욜(35.FC 바르셀로나)이 빠진 수비는 개인 압박과 조직력이 와해된 채, 브라질의 네이마르 다 실바 한 선수에게 철저히 농락당했다. 미드필드에서의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도 역시 부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혼자 고군분투하는 미드필드 플레이는 세밀함과 공격의 물 흐르는 듯 한 자연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페르난도 토레스(29.첼시 FC)가 원톱으로서 브라질의 수비에 맞서 골문을 열기에는 창끝이 너무 무뎠다.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을 1년 앞두고 이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지휘하는 브라질이 세계축구 정상 등극의 꿈을 이뤘다. 브라질이 스페인을 상대로 펼친 축구는 새로운 포메이션에 의한 새로운 전술축구가 아니다. 기존의 스콜라리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 하에서 선수들에게 투지와 기동력을 덧씌워 빠른 역습의 ‘토털사커’를 구사한데 무적함대 스페인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래도 아직 스페인이 구사하고 있는 ‘티키타카’ 축구는 유효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브라질이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까지 총 5경기를 치르면서 3골 밖에 내주지 않는 강력한 수비력과, 21세의 네이마르 다 실바를 축으로 한 파괴력 있는 공격력 있는 축구는 또 다른 세계축구의 패러다임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지 않을 수 없다.

김병윤(전 서산농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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