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전주] 정성래 기자= 성남 일화 안익수 감독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하지만 그의 난입은 그 동안 K리그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항의가 아닌 평화의 발걸음이었다.

성남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 전북에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 중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이동국은 후반 30분 성남 박진포의 부상으로 강진욱 골키퍼가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낸 공을 다시 건내 주기 위해 강진욱에게 공을 패스했다. 그러나 이동국의 패스는 그의 의도보다 조금 더 길었고, 공은 강진욱의 키를 넘어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 상황을 본 성남 김태환은 전북 선수에게 강력하게 어필하며 항의했다. 그는 동료 선수들이 말리는 와중에도 전북 선수들을 향해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 때 해결사로 나선 사람은 바로 안익수 감독이었다. 안익수 감독은 감독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인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넘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섰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의 모든 관중과 경기에 임하던 선수들이 긴장했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은 심판이나 전북 선수들에게 항의하지 않고 곧바로 김태환에게 다가가 자제력을 잃은 제자를 다독였다. 김태환은 퇴장을 명 받았고, 안익수 감독은 김태환의 손을 잡고 그를 경기장 밖으로 이끌었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감독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지만, 조기 진압을 위해 경기장에 나섰다”며 “선수들이 무더위 속에 경기를 뛰다 보면 이성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컨트롤해야 했다”며 어쩔 수 없었음을 털어놨다.

그는 “코치, 감독 생활하며 그라운드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심판들도 좋은 뜻으로 이해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난입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안익수 감독은 항의가 아닌 자제를 위해 그라운드에 난입했다. 볼썽사나운 항의가 가득했던 과거의 K리그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안익수 감독의 ‘매너 가득한 난입’이었다.

사진= 김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