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작곡가 김형석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맞닥뜨린 지금의 변환기를 '30년 창작 인생에서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골든 타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K-팝의 세계적 위상, AI 기술의 폭발적 확산, 글로벌 플랫폼 시장의 급변이라는 세 흐름이 동시에 밀려오고 있는 지금, 저작권 구조 혁신이 단 한 번도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절박함이 그를 제25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 선거 출마의 길로 인도했다.
김형석은 오랜 시간 창작자이자 저작권자,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겪어온 당사자로서 협회의 현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근 강남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형석은 "이 구조에서는 누가 회장을 해도 문제가 생긴다"라며 "내 저작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나서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창작자의 권리가 새어 나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도 외면할 수 없다"라며 "한번 들여다보고 실상을 알게 된 이상, 출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가 당선 직후 실행할 첫 조치는 협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면 감사 시스템 개편'이다. 김형석은 "정작 창작자는 내 저작권료가 어디서 발생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방법이 없다, PWC 같은 글로벌 회계·경영 자문사를 도입해 분배·징수·집행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의사결정 공개까지 언급했다.
정부와의 관계 재정비 역시 중요하게 꼽았다. 저작권협회는 최근 '이관 단체'로 지정되며 문체부와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인 구조가 됐다. 김형석은 "저작권이 권리의 문제라면, 정책 집행은 공공의 문제"라며 "양측이 동등하게 협의하는 테이블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내 네트워크와 경험이 이 지점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절박한 분야는 'AI 시대의 저작권 체계'다. 그는 AI 음악 생성 도구가 빠르게 확산하는 지금의 상황을 "저작권 전쟁과 공존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라고 표현했다. 기존 법과 시스템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창작물을 보호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배척만을 선택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김형석은 "인간의 창작물이 일부라도 포함된 AI 음악은 창작자로서의 권리가 분명히 있다"라며 "이를 블록체인 기반 분배 시스템으로 정확히 나누고, 2차·3차 가공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먼저 방향을 제시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IT 기업들에게 시장을 통째로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또 "세계 시장에서 K-팝의 점유율은 뚜렷이 성장했지만, 해외에서 걷어오는 저작권료는 그에 한참 못 미친다"고 했다. 미국 시장에서만 최소 140억 원 이상이 들어와야 하나 실제 징수금은 1억 원 남짓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중국 역시 스티리밍 시장 규모가 연간 38조 규모인데 우리가 받아 오는 돈은 6~7억 원 수준이라고. 김형석은 "각국 협회 간 시스템 연동이 제대로 안 되어 있고, 미매칭된 권리를 추적할 조직도 없다"며 "정부와 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해외 전송·징수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대 국가(관대관) 방식으로 징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형석은 복지와 관련해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협회의 복지는 징수금 보관 이자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한계가 명확하다"라며 "별도의 복지재단을 만들어 정부·기업·문화기금 등 외부 재원을 받아 신인 작가 육성부터 의료·생활 지원까지 적극적인 복지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제25대 회장 선거는 오는 12월 16일 오후 3시부터 서울 강서구 마곡코엑스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