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최근 인천국제마라톤 결승선에서 포착된 강원 삼척시청 육상팀 김완기 감독의 부적절한 신체접촉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사건의 당사자인 이수민 선수가 직접 입을열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여자 국내부 1위 이수민 선수(2시간 35분 41초)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화면에 잡혔다.

완주 직후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 이수민 선수를 뒤쪽에서 김완기 감독이 잡아주는 장면에서 과한 신체접촉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24일 ‘뉴스1 TV’를 통해 “마라톤은 결승선에서 바로 쓰러지는 경우가 많아 안전을 위해 잡아준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팔이 명치 쪽에 닿으며 선수에게 통증이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이수민 선수가 ‘너무 아파서 무의식적으로 뿌리쳤다’고 미안함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육상계에서는 결승선에서 지도자가 선수를 지지하는 일이 흔하다”며 “다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5일 이수민 선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작성한 장문의 입장문을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수민 선수는 “저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도, 문제의 핵심은 성적 의도 여부가 아니라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과 충격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옆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팔이 압박된 채 벗어나기 어려운 구속감을 느꼈다"라며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또한 이수민 선수는 결승선 직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고, 경기장을 벗어난 뒤에야 자신을 잡아당긴 사람이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후 직접 감독을 찾아가 “골인 직후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셔서 통증이 있었다. 그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 고 분명히 전달했지만, 감독으로부터 명확한 사과나 인정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감독이 사건 조사 전 단독으로 해명 영상을 올리고, 자신에게는 이후로도 어떠한 개인적·공식적 사과도 없었다는 점에서 큰 실망과 혼란을 느꼈다고 전했다.

특히 이수민 선수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통증 및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에서 2주 치료 소견을 받은 상태라고 밝히며, 사건 전후 반복된 소통·지시 방식이 선수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순간들도 있었음을 시청 조사 과정에서 상세히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이 일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려는 마음은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비난이 더는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일이 자신에게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고, 팀 재계약이나 선수 생활 지속 여부에 대한 불안감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끝으로 그는 “축제 같은 대회에서 불편한 논란을 만들어 죄송하다”며 “더 성숙한 자세로 경기력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수민 선수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삼척시청 마라톤 선수 이수민입니다. 최근 골인 직후 발생한 신체 접촉 논란과 관련하여 제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정확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 상황을'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여부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옆에서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습니다.

이 모습이 그대로 영상에 남아 많은 분들의 논란을 불러온 것입니다.

그때는 상황 파악조차 어려웠고, 이후 앞으로 걸어나오면서 그 행동을 한 사람이 감독님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고, 통증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골인 직후 너무 강하게 잡아당기셔서 통증이 있었다" "그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 라고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순간적으로 뿌리친 행동이 감독님께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예의를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구체적인 사과나 인정은 전혀 없었고,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하셨습니다.

저에게 논란이 있던 행동에 대한 사과도 없으며, 그 후로도 개인적.공식적인 어떤 사과나 연락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후 사건 공식조사 과정에서도 감독님은 조사 전 단독으로 해명하는 듯한 영상이 올라와 본인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먼저 밝히는 모습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수를 보호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조사도 없이 해명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은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논란이 커진 이후에도 감독님은 저에게 찾아와 상황을 해결하거나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이후 저는 시청 조사 과정에서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상세히 설명드렸고, 현재도 통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에서 2주치료 소견을 받고 회복 중입니다. 또한 사건 전후과정에서, 저는 일부 소통과 지시가 반복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경기력이나 계약과 관련된 압박이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으며, 관련된 모든 사실은 시청 조사 과정에서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조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일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실제로 경험한 통증과 상황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확인되지 않은 비난과 추측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사실 저는 시합에 집중하고 기록을 만들어야 하는 선수로서, 이런 해명문을 직접 올리는 일 자체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당연히 이런 글을 써야 하는 상황 자체가 마음이 무겁고, 이번 일을 정리하기 위해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 내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이번 일이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있습니다. 이번 일로 팀 재계약에 대한 문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또한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축제 같은 대회에서 이런 논란이 발생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끼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기록적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으로 인해 팀 동료들, 관계자분들, 그리고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불편한 모습을 보여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마라톤을 사랑하는 선수로서 종목의 이미지에 부담을드린 부분 또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걱정과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더 성숙한 자세로 경기력과 책임감 모두에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삼척시청 마라톤 선수

이수민

사진= 뉴스1, 유튜브 뉴스 1 TV 캡처, 이수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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