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실력파 연습생으로서 '교육생'이 되고, 데뷔 전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 시즌2'을 통해 당당히 1위를 거머쥐며 정식 데뷔한 아이돌 멤버가 있다. 바로 그룹 넥스지 토모야(19)다.
네 살 때, 아버지가 준 팝스타 마이클 잭슨 DVD로 춤을 처음 접한 토모야는 바로 푹 빠져들었다. 댄스팀으로 활동하며 전국 대회에서 1위까지 한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SNS를 통해 JYP의 오디션 제안을 받게 됐다. K팝 아이돌이 될 거라 상상도 못 했다는 토모야는 춤과 노래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토모야는 이렇게 한국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포함해 총 5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친 뒤, 2024년 5월 넥스지로 정식 데뷔했다. 넥스지는 '니지 프로젝트 시즌2'를 통해 탄생한 팀으로, 글로벌 데뷔하며 한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토모야는 리더이자 메인 댄서, 메인 보컬을 도맡아 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달 발매한 '비트-복서' 컴백 활동 마무리를 앞두고 JYP 사옥에서 만난 토모야는 "춤과 음악, 옆에 있는 멤버들을 보며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며 "계속해서 달릴 것"이라고 전했다. 매 순간 '열심히' 달려온 토모야의 구슬땀이 빛을 발한 순간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물 건너온 아이돌】①에 이어>
-연습생 시절 교육생(JYP 내 실력파 연습생)이었다고 하던데요. 갓세븐 진영과 제이비, 데이식스 영케이, 트와이스 지효, 스트레이 키즈 방찬, 엔믹스 해원 등이 교육생이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연습생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평가가 있었어요. 춤, 노래, 태도 등을 다 포함한 순위가 있었는데, 그땐 거기서 항상 아래에서 다섯 번째였어요. 밑에, 꼴찌 쪽이었죠. 그러다 월말 평가 외에 3개월 정도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평가가 있었어요. 실제 무대처럼 해서 평가 받는 거였고, 보통 팀을 만들거나 아니면 솔로 무대를 하는 거였어요. 저는 그때 솔로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춤추고 노래를 했는데 합격했어요.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고, 스스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그렇게 하면서 연습생으로 한 2년 정도 지났는데 회사에서 교육생 기회를 주시더라고요. 그것도 오디션이 있었어요. 그때 2PM 선배님의 '어게인 앤 어게인'을 했고, 교육생으로 됐어요. 되고 나서 부담감이 엄청 컸어요. 물론 기뻤는데, 아무래도 지금까지 실력이 정말 좋으시고 엄청 좋은 평가를 받고, 인기 있는 선배님들이 교육생 출신이라 부담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데뷔해야겠다, 나도 그 이름에 맞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23년엔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 시즌2'에 나가서 1위를 했어요. 그때를 되돌아보자면요.
▶'니지 프로젝트2' 준비한다고 듣게 됐고, 그때 교육생이라 진짜 잘해야 하고, 교육생이 이 정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프로그램에 연습생이 아닌 분들도 참가하는 만큼, 잠도 안 자고 열심히 연습했어요. 회사에서 연습하고, 숙소 가서 또 기본기 연습하고, 체력을 키우려고 올림픽 공원 한 바퀴를 매일 매일 돌았어요. 진짜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맨 처음 지역 오디션을 볼 때 박진영 PD님을 직접 처음 봤는데 엄청 떨렸어요. 그때 PD님이 스타성, 무대, 끼는 충분한데 기본기 실력은 계속 쌓아야 한다고 하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사실 오디션 하면서 제일 큰 벽이 있었는데, 리더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었어요. 오디션 하면서 아쉽게 탈락한 친구가 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팠고, 많이 슬펐고 눈물도 흘렸어요. 그때 힘들었는데, 마지막 평가 때 PD님께서 '이제까지 연습생으로서 무대를 했다면, 이제 리더로서 모습도 보인다'고 말씀해 주셔서 열심히 한 보람을 느꼈어요.

-모든 걸 '열심히' 한 게 느껴지는데요,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음악이에요. 춤을 엄청 좋아하고, 춤과 노래를 정말 잘하고 싶고, 그렇게 해서 토모야라는 사람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게 커요. 그리고 계속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건 옆에 있던 멤버들, 연습생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같이 연습하다가 먼저 데뷔하신 선배님도 계시는데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꼭 데뷔해서 저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옆에서 열심히 연습하는 멤버들을 보면서 나도 힘을 낼 수 있었어요.
-토모야는 곡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특히 작사를 한국어로 하더라고요. 어렵진 않나요.
▶연습생 때부터 작곡, 작사 수업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작사는 한국어, 영어로만 써서 그렇게 가사를 쓰는 게 더 익숙하고 편해요. 일본어로 작사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하하. 앞으로 일본 앨범에 제 노래를 넣을 기회가 있다면 써보고 싶어요. 확실히 데뷔하고 나서 더 많은 표현과 단어를 알게 됐고, 한국어 실력도 더 늘었어요. 저희 같은 본부 선배님이 스트레이 키즈 선배님들인데, 직접 제작, 프로듀싱을 하시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넥스지도 저희가 만들고 보여주면서 사랑 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가 있다면요.
▶데뷔 쇼케이스 하기 전까지는 한 번도 팬분들을 본 적이 없어서 글로벌 데뷔를 한다고 들었을 때 걱정을 했어요. 우리한테 진짜 팬분들이 있을까. 없을 것 같더라고요. 하하. 저희끼리 (쇼케이스에) 다섯 명, 열 명 오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도 했어요. 그런데 쇼케이스 때 엄청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일본 투어도 하고, 한국 팬미팅도 하고 올림픽홀에서 콘서트도 했어요. 그거 한다고 들었을 때 '아니, 우리 절대 못 채울 것 같은데' 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고요. 그때 제가 '안 되는 건 없구나, 불가능은 없구나' 느꼈어요. 또 앞으로도 열심히 하면 이룰 수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데뷔를 꿈꾸는 분들에게 목표는 이룰 수 있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물 건너온 아이돌】③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