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9년 만에 후속작이 이렇게 반갑다니. '주토피아2'는 사랑스러운 동물에 파충류까지 세계관을 확장하면서도 중심을 잘 잡으며 형 못지않은 아우의 위력을 선사한다.
26일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는 주토피아 최고의 콤비 주디(지니퍼 굿윈 분)와 닉(제이슨 베이트먼 분)이 도시를 뒤흔든 정체불명의 뱀 게리(키 호이 콴 분)를 쫓아,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며 위험천만한 사건을 수사하는 짜릿한 추적 어드벤처 영화다.
영화는 전편의 일주일 후 시점에서 시작된다. 혁혁한 공을 세운 이후, 닉도 여우 최초 경찰에 등극했다. 하지만 보고 서장이 여전히 큰 사건을 큰 동물들에게 맡기자, 주디와 닉은 우연히 마주친 도난 사건을 좇다가 도시는 엉망진창이 된다. 보고 서장은 주디와 닉에게 파트너십을 배우라며 상담하라고 하지만, 주디는 막무가내로 수달 실종 사건을 맡겠다고 나선다. 동시에 주디는 닉과의 관계가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며 우연히 발견한 뱀 표피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수달을 찾던 주디와 닉은 링슬리 가문의 오래된 책을 공개하는 행사 소식을 접하고 분장을 하고 찾아간다. 그러다 책을 훔치려는 게리를 만나는데, 게리는 자신이 책을 찾으러 온 이유를 전하며 오히려 링슬리 가문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디는 게리의 이야기를 믿고 그를 보내주려고 하고, 결국 주디와 닉이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닉은 주디를 걱정하고, 주디는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두 캐릭터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토피아2'는 전편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그대로 이어가고자 한다. 주디와 닉의 조합에 뱀, 비버, 말, 고양이, 바다코끼리, 녹색바실리스크도마뱀 등 총 67종의 178마리에 달하는 캐릭터가 더해져도 주토피아에서 화합해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 이어지면서도 전편보다 더 깊어진 메시지가 몰입도를 높인다.
전편에서도 영화는 편견에 맞선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동시에 어떠한 선입견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속편 역시 마찬가지다. 주토피아에서 배척당한 파충류에 얽힌 사연을 메인으로 내세우며 다시 한번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얘기한다. 특히 독사이기도 한 살모사 게리 캐릭터는 순수하고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며 뱀 캐릭터에 대한 경계를 자연스레 허물어뜨린다.
영화 곳곳에 있는 유머 코드와 이스터 에그는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번에도 나무늘보 플래시가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을 보여주고, 북극뒤쥐인 미스터빅, 습지 시장에 있는 도마뱀 헤수스 등이 반전 모습을 선사해 저절로 웃음을 안긴다.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패러디한 장면 등도 짧지만 강력하게 등장한다. 이렇게 매 장면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여러 캐릭터의 특징을 꼼꼼하게 담아내며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주디와 닉 조합도 여전하다. 정의를 외치고, 꼼꼼함을 보여주는 토끼 주디와 본능적이고 독립적인 여우 닉의 관계성이 반가움을 더한다. 특히나 두 주인공이 갈등을 빚으며 서로의 차이를 마주하는 과정을 겪어나가며 더욱 돈독해진 주디와 닉을 보여준다. 이들은 사랑과도 같은 끈끈한 우정, 파트너십을 선사하는데, 이들의 조합을 기다려왔던 팬들이라면 이들의 관계가 무엇이든 저절로 몰입할 수 있게 한다.
9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이 존재하지만, 제작진들이 작품 내 시점을 단 일주일 후로 정한 만큼 '주토피아2'를 보고 있는 동안에는 시간적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형이 보여준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동생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3편을 암시하는 듯한 마무리와 엔딩크레딧 이후 나오는 사랑스러운 쿠키 영상까지 더해져 마무리까지 꽉 찬 만족감을 전한다. 상영시간 108분. 전체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