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서울, 기자회견 '군대 이야기'로 후끈...왜?
입력 : 2012.1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구리] 류청 기자=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 중 하나인 군대 이야기가 FC서울 기자회견 중에 화제가 됐다.

서울은 12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울산 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9라운드’ 경기(11월 15일)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치렀다. 최용수 감독과 최효진 그리고 김진규가 참석해 준비상황과 각오에 대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중에는 예상치 못한 주제가 도마에 올랐다. 바로 군대 이야기였다. 지난 9월 전역한 최효진이 “서울에서 1년 하고 군대에 다녀왔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응이 느려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기자회견의 방향이 급격하게 돌아섰다.

올 12월 입대를 앞둔 김진규는 부러움을 앞세웠다. 그는 “상당히 부럽다”라며 효진이 형이 사회 적응을 걱정하고 있는데, 난 군대에 가서 적응하느라 힘들 것 같다”라고 했다.

듣고 있던 최 감독은 김진규에게 “경찰청에 지원했다가 상무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았나?”라며 “난 경찰이 더 무섭던데”라며 익살을 부렸다.

이어 최효진에게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 감독은 “군대 다녀와서 이상한 갑상선 뭐시기(갑상선 항진증)를 들고 왔다”라며 “훈련장에서도 안보이고, 주말에도 다 쉬고. 이제 일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운동장에서도 갑자기 사라지고, 적응이 덜 됐구나 싶다”라고 말한 뒤 “왜 그랬냐?”라며 갑자기 따져 물었다.

최효진도 지지 않았다. 그는 “재활하는 사람들은 그냥 들어가도 된다고 들었다”라고 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에 최 감독은 “그래도 이야기를 해야지. 군대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라며 다시 한 번 최효진을 몰아붙였다.

최효진은 방향을 살짝 틀었다. 그는 “군대 가기 전에는 감독님(당시 코치)와 장난도 많이 치고, 놀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한다. 카리스마가 생겼다. 나도 조심하는 편이다. 말대꾸도 안하고 ‘네. 알겠습니다’라고 한다”라고 말하며 슬쩍 웃었다.

최 감독은 “(말대꾸)합니다. 거짓말”이라고 바로 반박한 뒤 “나한테 반박하는 애들이 몇 있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의 말에 기자회견장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최효진은 마지막까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감독님은 우리를 편하게 해주려고 한다”라고 운을 뗀 뒤 “그리고 다 지켜본다”라고 말하며 설전을 마무리 했다.

울산전을 앞둔 서울은 자체 경기를 가벼운 설전으로 마무리했다. 군대 이야기도 그렇게 끝났다. 예비역 최용수와 최효진은 설전을 벌이면서도 여유로웠고, 김진규는 마냥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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