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후배 김인완 도발에 껄껄 “잘 해봐라”
입력 : 2012.12.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윤진만 기자= “부산을 꺾어 스승을 뛰어넘고 싶다.”

대전 시티즌 김인완 감독(41)이 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스승’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47)을 도발했다. 그는 ‘꼭 이기고 싶은 팀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말씀 드리면 그 팀이 대비를 한다”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표정을 고쳐 안 감독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감독은 “부산 안익수 감독님을 보면서 정말 노력하는 지도자라는 걸 느꼈다. 그런 분이 맡은 팀을 이기면 내가 더 노력을 많이 하는 게 된다. 부산을 꺾어 스승을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2000년 성남 시절 코치와 선수로 안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광양제철고-전남을 거쳐 2011년 부산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안 감독과 2년간 감독과 코치로 인연을 이어갔다. 부산이 작년 6강 플레이오프, 올해 스플릿 라운드A에 진입할 수 있었던 건 안 감독의 전술과 김 감독의 선수단 컨트롤의 합작품이라는 평이 나돌정도로 최고의 콤비를 자랑했다. 이번 ‘도발’ 발언도 결국 단순히 쓰러뜨리고 싶은 상대로 안 감독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롤 모델을 넘어서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됐다.

김 감독은 “대전에서 감독 제의를 해왔다는 얘기를 전했을 때 안 감독님은 먼저 한숨을 쉬셨다. 그러나 이내 고향팀에서 잘해보라고 격려해주시고 기뻐해주셨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안 감독 옆에서 보고 배운 지도방식과 자신의 기존 철학을 결합시켜 대전을 끈끈한 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는 안 감독님처럼 언어 전달력이 뛰어나지 못하다”면서 “나답게, 주어진 환경에서 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후배의 ‘도발’을 전해 들은 안 감독은 먼저 껄껄 웃더니 “좋은 지도자는 자기가 생각하는 스타일과 자신이 겪은 경험을 잘 배합하여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팀을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김 감독은 부산에서 나보다 노력을 훨씬 더 많이 했다. 대전에서 굉장히 잘 할 것 같다”고 진심으로 후배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 감독의 이탈로 생길 손해를 알면서도 김 감독이 신경쓸 것을 우려해 아쉬운 내색은 하지 않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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