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코치의 P급 강습 후기…''훈련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
입력 : 2012.1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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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축구도 자격증이 필요한 시대가 온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18년부터 프로축구팀 및 국가대표급 팀의 감독 및 코치로 벤치에 앉기 위해선 P급 지도자 라이선스를 갖춰야 한다고 못박았다. 본격적인 시행까지 아직 6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세월은 쏜살같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

2012 런던 올림픽 대표침의 공격 코치로 '홍명보호'의 동메달 획득 위업을 함께한 박건하 코치는 대회 이후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잠시 현장에서 물러나 재충전에 집중하고 있다. 마냥 쉬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팀의 성공으로 인해 생긴 각종 행사로 바빴다. 진해에서 열린 추켕 자선 경기를 비롯한 각종 사회공헌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 와중에 가장 중요한 일정은 지난달 파주NFC에서 열린 P급 지도자 강습회다. 수원블루윙즈의 레전드이자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화려한 현역 생활을 보낸 박 코치는 수원 유스팀 메탄고등학교 감독과 수원 2군 코치, 올림픽 대표팀 코치를 거치며 지도자로의 길을 착실히 걷고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박 코치는 P급 라이선스를 따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도자 강습회 참석은 단순히 자격증을 얻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다. 박 코치는 "배운 것이 많다"며 실제로 지도자로 자리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순히 이론을 전달하고 암기를 요하는 강습이 아니다. 생각하고 고민할 것을 요구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이 많다. 실제로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부분인데 막상 정리해서 말하려니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축구의 색깔이 무엇일까?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천천히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P급 라이선스 교육은 지도자 교육의 최상위 단계다. 이번 강습회에는 신태용, 최순호, 이장수 등 현역 일선에서도 오랜 경험을 가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미 '프로'인 지도자들은 어떤 교욱을 받았을까? 흥미로웠던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는 4명의 지도자들이 가상으로 하나의 대표팀의 맡아 선수를 선발하고 그 선수들을 어떤 전술로 배치하고, 또 그 전술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해야 하는 지를 계획한 뒤 다른 조의 다른 팀과 가상의 대결을 해보는 것이었다.

브라질 대표팀을 맡아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박 코치는 "모든 선택 과정에서 '왜' 그런 결정을 했냐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훈련과 지시를 내릴 때 그 훈련과 지시가 필요한 이유를 선수들에게 완벽하게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직 더 많이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번 강습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일선에서 물러나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박 코치는 조용히 2012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제의를 받기도 했다. 더 공부를 해야할지, 일선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2013년 박 코치가 어느 자리에 있을지는 미정이다. 분명한 것은 박 코치가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선수와 지도자로 지금까지 꾸준하고 성실했다. 탄탄대로를 걸어온 비결이다. 감독으로 가는 길도 그렇다. 욕심을 부리기 보다 원칙과 순서를 중시한다. 박 코치는 P급 라이선스 획득으로 또 한 단계 나아갔다. 어느 날 그가 감독으로 벤치에 나타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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