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용의 메타 템포] 프란델리 호, 컨페드컵 명예 회복 나선다
입력 : 2013.06.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2000년대 중반까지 유럽 무대에서 맹위를 떨치던 이탈리아 축구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승부 조작과 인종 차별, 폭행 사건 등이 문제가 되며 스타 선수들이 하나 둘 잉글랜드나 스페인으로 떠났다. 하지만 세계 축구 전술의 변화에는 늘 이탈리아가 중심이었다. 이제 겨우 다사다난했던 이탈리아 축구의 전반전이 끝났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후반전을 앞두고 ‘메타 템포’(하프타임)를 가져본다.

6월 16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과 일본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 개막한다. 대륙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대회에는 개최국 브라질과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 각 대륙컵의 우승을 차지한 우루과이, 일본, 멕시코, 나이지리아, 타이티 그리고 이탈리아가 출전한다.

이탈리아는 유로 2012 결승전에서 스페인에게 0-4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스페인이 월드컵 우승팀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지난 20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렸던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과 미국에 밀려 조 3위로 대회를 일찍 마감해야 했던 이탈리아에게는 명예 회복의 기회가 온 것이다.

이탈리아는 유로 2012 때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대회 시작 전 약팀으로 여겼던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를 중심으로 뭉쳐 결승까지 진출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그동안 이탈리아가 가져왔던 ‘빗장수비’ 이미지에서 벗어나 단단한 수비와 함께 짧고 긴 패스를 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새로운 이탈리아식 축구를 만들었다.

컨페더레이션스 컵을 앞둔 프란델리는 감독은 대회에 출전하는 2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유로 2012 대회 때 함께 했던 선수가 15명이 포함됐다. 프란델리 감독은 유로 2012 보였던 축구에서 최대한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믿고 쓰는 유벤투스 수비

지난 유로 2012에서도 결승전 전까지 5경기에서 3실점만 허용하며 성공을 거둔 이탈리아 수비진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FIFA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도 6경기에서 4실점 중이다.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한 이탈리아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부분은 수비진이다.

이탈리아는 유벤투스가 세리에A 2연패를 할 때 76경기에서 44 실점밖에 하지 않은 수비진들을 그대로 이식한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골문을 지키고 왼쪽 측면에는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중앙 수비에는 안드레아 바르찰리와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나선다. 오른쪽 측면에는 AC 밀란의 이그나치오 아바테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고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라 수비진의 호흡은 걱정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인 네명 이외에 수비수로 뽑힌 다른 선수들은 국제 대회의 경험부족이 있다. 수비진은 부상이나 징계에 의한 출장 정지가 아닌 이상 바꾸는 경우가 없지만 우승을 위해서 보름 동안 다섯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이탈리아의 수비진에 불안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스페인과 대등한 미드필더
이탈리아의 미드필더진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이라 자랑하는 스페인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피를로를 중심으로 한 허리진은 다니엘 데 로시(AS 로마)와 리카르도 몬톨리보(AC 밀란)가 힘을 보탠다. 그 세명의 미드필더 앞에 위치하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쉼 없이 뛰며 득점에 가담하는 등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다.

프란델리 감독은 이탈리아 미드필더진에 스페인과 같이 짧은 패스만 주문하지 않는다. 그들은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하되 피를로의 정확한 중거리 패스를 곁들인다. 이와 함께 미드필더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팀 공격의 지원하는 모습이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하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만 슈팅을 시도하는 스페인과 다른 모습이다.

주전급 네 명을 뒤에서 받쳐줄 선수들은 모두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안토니오 칸드레바(라치오) 같은 경우는 수비 진영에서 쉼 없이 뛰며 수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엠마누엘 자케리니(유벤투스)는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에서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다. 이렇게 다양한 선수 조합이지만 피를로의 공백 시 대체 할 선수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AC 밀란에서 피를로 이적 후 대체하고 있는 몬톨리보와 피오렌티나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있지만 피를로의 명성에는 부족해 보인다.

AC 밀란 듀오, 젊어진 공격라인
이탈리아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공격진이다. 공격진에 해답을 제시하는 선수는 바로 지난 유로 2012 때 마리오 발로텔리(AC 밀란)다. 발로텔리는 유로 2012를 기점으로 이탈리아의 주포로 거듭났다. 하지만 아직 23살의 어린 나이며 정신적으로 다소 불안한 발로텔리에게 이탈리아의 공격을 모두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유로 2012 때 발로텔리와 공격을 이끌었던 안토니오 카사노(인터 밀란)와 안토니오 디 나탈레(우디네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한때 이탈리아의 기대를 모았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볼로냐)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테판 엘 샤라위(AC 밀란)가 대회에 참가한다. 질라르디노는 카사노와 디 나탈레가 유로 2012때 했던 경험을 공격진에 입히는 역할을 엘 샤라위에게는 AC 밀란에서 보여준 좋은 호흡을 그대로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글=김도용
사진=ⓒJoe Toth/Marc Atkins/BPI/스포탈코리아
그래픽=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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