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를 하자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그 나라의 이미지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화장실을 본 적이 있나요?"
지난 15일 만난 일본 오사카의 한 사립대학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관광의 약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양국 관광 비교를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높은 수준의 인프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일부 분야는 일본에 비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명동이나 안국, 종로 등 서울 내 주요 관광지의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거나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말에는 우리 관광업계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담겨 있다. 관광 명소와 교통, 외국어 서비스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도 정작 기본적인 시설·서비스에는 소홀해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의미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광객인 3686만명을 유치하면서 우리의 2배가 넘는(한국 1637만명)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12~16일 5일간 서울 명동과 안국역, 고궁(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관광지 인근의 화장실 20곳과 일본 오사카, 교토, 도쿄 주요 관광지의 화장실 24곳을 무작위로 방문한 결과 서울의 화장실은 13곳(65%)이 문이 잠겨 있었지만 일본은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이 열려 있었다. 서울은 남녀가 함께 쓰도록 한 화장실도 4곳이 있었지만 일본은 단 1곳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국의 가장 큰 문제로 '화장실 잠금'을 꼽았다. 대만에서 온 홍모씨는 "대만에는 건물마다 모두 화장실이 열려 있는데 여긴 식당을 가지 않으면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온 A씨도 "유럽은 화장실 사용에 돈을 지불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잠겨 있는 곳은 없다"며 "진짜 급할 때 화장실을 못 찾으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본은 국가와 민간단체가 협력해 화장실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변기 브랜드 메이터 '토토'(TOTO)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88%가 일본의 화장실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2018년 55%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도 비영리 단체인 닛폰재단이 도쿄 시부야 구에 있는 공중화장실 17곳을 '예술품'으로 탈바꿈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는 "일본의 변기와 화장실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제품 중 하나"라며 "접근성과 예술성이 높은 도쿄의 화장실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화장실 관련 설문조차도 드물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화장실 시설은 세계적 수준으로 개선됐으나 사용 문화나 잠금(폐쇄), 불만 등 문제는 여전하다. 2019년 한식진흥원이 외국인 관광객 109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남녀 공용 화장실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목됐지만, 뚜렷한 개선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
부정적인 과거 경험은 재방문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새 방문객 유치에도 악영향을 준다. 관광공사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일본(41.3%)과 독일(40.8%), 카자흐스탄(29.4%) 등 국가가 향후 3년 내 한국 방문 의향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 과거 방문 경험이 악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머니투데이
지난 15일 만난 일본 오사카의 한 사립대학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관광의 약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양국 관광 비교를 위해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해 높은 수준의 인프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도 일부 분야는 일본에 비해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명동이나 안국, 종로 등 서울 내 주요 관광지의 화장실이 깨끗하지 않거나 잠겨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의 말에는 우리 관광업계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담겨 있다. 관광 명소와 교통, 외국어 서비스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도 정작 기본적인 시설·서비스에는 소홀해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의미다.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관광객인 3686만명을 유치하면서 우리의 2배가 넘는(한국 1637만명)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12~16일 5일간 서울 명동과 안국역, 고궁(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관광지 인근의 화장실 20곳과 일본 오사카, 교토, 도쿄 주요 관광지의 화장실 24곳을 무작위로 방문한 결과 서울의 화장실은 13곳(65%)이 문이 잠겨 있었지만 일본은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이 열려 있었다. 서울은 남녀가 함께 쓰도록 한 화장실도 4곳이 있었지만 일본은 단 1곳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도 한국의 가장 큰 문제로 '화장실 잠금'을 꼽았다. 대만에서 온 홍모씨는 "대만에는 건물마다 모두 화장실이 열려 있는데 여긴 식당을 가지 않으면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온 A씨도 "유럽은 화장실 사용에 돈을 지불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잠겨 있는 곳은 없다"며 "진짜 급할 때 화장실을 못 찾으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본은 국가와 민간단체가 협력해 화장실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변기 브랜드 메이터 '토토'(TOTO)의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88%가 일본의 화장실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2018년 55%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도 비영리 단체인 닛폰재단이 도쿄 시부야 구에 있는 공중화장실 17곳을 '예술품'으로 탈바꿈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는 "일본의 변기와 화장실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제품 중 하나"라며 "접근성과 예술성이 높은 도쿄의 화장실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화장실 관련 설문조차도 드물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화장실 시설은 세계적 수준으로 개선됐으나 사용 문화나 잠금(폐쇄), 불만 등 문제는 여전하다. 2019년 한식진흥원이 외국인 관광객 109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남녀 공용 화장실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목됐지만, 뚜렷한 개선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다.
부정적인 과거 경험은 재방문을 막을 뿐만 아니라 새 방문객 유치에도 악영향을 준다. 관광공사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일본(41.3%)과 독일(40.8%), 카자흐스탄(29.4%) 등 국가가 향후 3년 내 한국 방문 의향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 과거 방문 경험이 악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