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한휘 기자= 바텀 라이너 ‘구마유시’ 이민형과의 계약을 종료한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 T1이 빠르게 보강을 완료했다.
T1은 19일 “‘페이즈’ 김수환 선수가 T1에 합류해 2028년까지 함께 한다”라고 알렸다. 이로써 김수환은 2024시즌 이후 2년 만에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로 돌아와 활약을 이어가게 됐다.
충격적인 이적이다. 김수환은 T1의 최대 라이벌인 젠지 이스포츠가 애지중지하던, 소위 ‘성골 유스’ 출신 바텀 라이너다. 젠지의 아카데미와 챌린저스(2군) 팀을 거쳤고, 2023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난 ‘룰러’ 박재혁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1군에 전격 콜업됐다.

콜업 후 첫 시즌인 2023 LCK 스프링 스플릿부터 결승전 MVP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4 LCK 스프링 스플릿까지 ‘3연패’를 달성하며 순식간에 리그 최고의 바텀 라이너 반열에 올랐다.
2023 LCK 신인왕에도 오른 김수환은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1군 합류 2년 차에 국제전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올-LCK 팀에서도 퍼스트 팀 2회, 세컨드 팀 1회, 서드 팀 1회 수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3군부터 1군까지 순차적으로 올라온 점과 다른 신인들과 큰 차이를 내는 빼어난 활약상, 어린 나이부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기 시작한 점, 집안의 부유함에 관한 소문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도련님’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다만 월드 챔피언십(월즈·롤드컵)에서는 2023년 8강, 2024년 준결승에서 멈추며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젠지가 2024시즌 후 박재혁을 재영입하며 김수환은 팀을 떠났고, 중국 LoL 프로리그(LPL)에서 새 길을 모색했다.

김수환은 박재혁이 활약하던 징동 게이밍(JDG)에 큰 기대를 받고 입단했다.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으나 시즌이 중후반으로 이어질 수록 팀의 부진에 휩쓸리는 모습이 나왔고, 결국 월즈 진출에 실패한 채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에 시즌 후 JDG를 떠나 새 팀을 찾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특히 이민형과의 계약이 종료된 T1으로의 이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결국 19일 오후 7시에 JDG에서 김수환과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으며, 얼마 후 T1이 공식적으로 영입을 알려 왔다. 젠지의 ‘황태자’가 최대 라이벌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김수환의 T1 입단이 확정되면서 차기 시즌 T1의 행보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T1은 그간 바텀 라이너 이민형과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이 자랑하는 압도적인 바텀 라인전 기량을 앞세워 경기 운영을 펼친 팀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류민석이 적극적으로 타 라인에 개입해 탑-미드-바텀이 최대한 주도권을 선점하고, 초반 이득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 전술을 정교하게 다듬은 결과 2023년부터 월즈 ‘스리핏’이라는 전무후무한 대업을 완성했다.
그런데 김수환은 초반 라인전에서 다소 불안 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반대로 성장한 뒤 중후반 한타 교전에서는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 T1의 전략·전술과는 다소 다른 유형이다.
T1은 이미 2024시즌 후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를 내보내고 ‘도란’ 최현준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팀 운영을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에는 선수 교체의 파급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T1의 경기 운영 방식이 어떤 길을 걸을지도 눈길이 간다.

사진=LCK 플리커, 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T1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