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축구의 고수가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목표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한 남자의 좌충우돌 도전기를 즐겨보시라. 그리고 대리만족을 통해 축구와 인생을 더욱 사랑하는 계기를 만들길 바란다.
축구에서 패스는 승리의 초대장이다. 상대의 압박을 무너뜨리는 유기적인 움직임과 화려한 개인기도, 골키퍼의 고개를 떨구게 만드는 멋진 슈팅도 모두 정교한 패스의 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2010년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유소년 축구캠프를 취재했을 때의 일이다. 자기 자식이 메시가 되길 원했던 학부모의 바람과 달리 코치들은 챠비와 이니에스타의 패스 기술을 우선적으로 가르쳤다. 코치들은 "축구를 완성하는 것은 골이 아니라 패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훈련을 실시했다.
유독 바르사에서 패스 마스터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 역시 이러한 교육법에 기인한다. 바르사는 1군팀부터 가장 나이가 어린 프레벤자민(7~8세)팀까지 4-3-3 전형을 기본으로 삼고 모든 훈련은 패스와 함께 시작된다.
단순한 볼의 흐름이 아닌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뿐만 아니라 공간 창출까지 다양한 정보를 패스에 담아낸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테크닉과 축구 지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바르사에 패스 축구의 철학을 심어준 이는 바로 요한 크루이프다.
1990년 초반 바르사의 황금기를 이끈 크루이프는 "패스의 길이가 10m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르사 전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개인기나 볼 키핑이 뛰어나면 오랫동안 공을 소유할 수 있지만 강한 압박이 가해지면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다. 하지만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는 상대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체력을 고갈시킬 수 있다.
영화 '골(Goal)'에서 주인공 산티아고 무네즈가 축구에 눈을 뜨게 된 첫 계기 역시 패스였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라는 에릭 돈헴 감독의 명대사는 무네즈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혼'날두의 경종을 울렸다.
현대 축구에서 패스가 가장 정교한 선수로 평가 받고 있는 챠비 역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챠비의 첫 포지션은 센터포워드였다. 하지만 발이 느렸기 때문에 바르사 코치들이 챠비의 포지션을 미드필더로 변경했다.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그는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패스의 장단을 활용해 경기 템포를 빠르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터특했다. 그의 유소년 시절 별명은 '기계'였다. 폭넓은 활동량과 함께 기계처럼 정교한 패스를 동료들에게 배급했기 때문이다.
챠비가 유럽축구연맹 공식 잡지 '챔피언스'를 통해 털어놓은 영업 비밀은 동료 선수가 사용하는 발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볼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영리하게 플레이 해야 한다. 오른발잡이 선수에게 오른발로 받을 수 있게 패스하고 왼발잡이 선수에겐 왼발로 받을 수 있게 패스해야 한다. 볼을 잡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챠비가 말하는 패스의 미학은 바르사와 스페인 축구의 뛰어난 경기력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모범 답안이다.
이제 수취인이 불명한 패스를 남발하는 '뻥축구'는 그만 하자. '대가리사비' 케빈 데이비스가 아니라면 챠비처럼 동료들을 이용하고 패스의 기초부터 착실히 다져가자. 그렇다면 세계축구를 호령한 '티키타카(Tiki-Taka, 바르셀로나 축구를 상징하는 말,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듯 패스를 주고 받는다는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 중원은 확실하게 주름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회에는 패스의 종료와 노하우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글=이경헌 올댓부츠 에디터
사진=BPI
축구에서 패스는 승리의 초대장이다. 상대의 압박을 무너뜨리는 유기적인 움직임과 화려한 개인기도, 골키퍼의 고개를 떨구게 만드는 멋진 슈팅도 모두 정교한 패스의 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2010년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유소년 축구캠프를 취재했을 때의 일이다. 자기 자식이 메시가 되길 원했던 학부모의 바람과 달리 코치들은 챠비와 이니에스타의 패스 기술을 우선적으로 가르쳤다. 코치들은 "축구를 완성하는 것은 골이 아니라 패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훈련을 실시했다.
유독 바르사에서 패스 마스터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 역시 이러한 교육법에 기인한다. 바르사는 1군팀부터 가장 나이가 어린 프레벤자민(7~8세)팀까지 4-3-3 전형을 기본으로 삼고 모든 훈련은 패스와 함께 시작된다.
단순한 볼의 흐름이 아닌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뿐만 아니라 공간 창출까지 다양한 정보를 패스에 담아낸다. 이러한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테크닉과 축구 지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바르사에 패스 축구의 철학을 심어준 이는 바로 요한 크루이프다.
1990년 초반 바르사의 황금기를 이끈 크루이프는 "패스의 길이가 10m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바르사 전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개인기나 볼 키핑이 뛰어나면 오랫동안 공을 소유할 수 있지만 강한 압박이 가해지면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다. 하지만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는 상대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체력을 고갈시킬 수 있다.
영화 '골(Goal)'에서 주인공 산티아고 무네즈가 축구에 눈을 뜨게 된 첫 계기 역시 패스였다. '공은 사람보다 빠르다'라는 에릭 돈헴 감독의 명대사는 무네즈뿐만 아니라 전국의 수많은 '혼'날두의 경종을 울렸다.
현대 축구에서 패스가 가장 정교한 선수로 평가 받고 있는 챠비 역시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챠비의 첫 포지션은 센터포워드였다. 하지만 발이 느렸기 때문에 바르사 코치들이 챠비의 포지션을 미드필더로 변경했다.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그는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패스의 장단을 활용해 경기 템포를 빠르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터특했다. 그의 유소년 시절 별명은 '기계'였다. 폭넓은 활동량과 함께 기계처럼 정교한 패스를 동료들에게 배급했기 때문이다.
챠비가 유럽축구연맹 공식 잡지 '챔피언스'를 통해 털어놓은 영업 비밀은 동료 선수가 사용하는 발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볼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영리하게 플레이 해야 한다. 오른발잡이 선수에게 오른발로 받을 수 있게 패스하고 왼발잡이 선수에겐 왼발로 받을 수 있게 패스해야 한다. 볼을 잡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챠비가 말하는 패스의 미학은 바르사와 스페인 축구의 뛰어난 경기력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모범 답안이다.
이제 수취인이 불명한 패스를 남발하는 '뻥축구'는 그만 하자. '대가리사비' 케빈 데이비스가 아니라면 챠비처럼 동료들을 이용하고 패스의 기초부터 착실히 다져가자. 그렇다면 세계축구를 호령한 '티키타카(Tiki-Taka, 바르셀로나 축구를 상징하는 말, 탁구공이 왔다갔다하는 듯 패스를 주고 받는다는 의미)'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 중원은 확실하게 주름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회에는 패스의 종료와 노하우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글=이경헌 올댓부츠 에디터
사진=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