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선구안...푸이그가 진화하다
입력 : 2013.09.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이영하 기자= 다저스가 얻어낸 유일한 득점. 그것은 진화한 푸이그의 인내심 덕분이었다.

17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경기는 애리조나가 2-1로 승리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8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2자책점)으로 완투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낸 야시엘 푸이그(22)의 선구안 또한 빛바랬다. 푸이그는 2타수 무안타 삼진 2개를 기록했지만 볼넷을 2개 얻어냈다.

루키인 푸이그는 올 시즌 팀이 고전하던 시즌 초반 혜성같이 나타나 지구 1위까지 오르는데 기여한 1등 공신이다. 팀 분위기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허슬 플레이는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하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혈기왕성한 사람은 침착함과 거리가 멀 듯 푸이그도 야생마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파워풀한 플레이에는 따라갈 이가 없지만 침착하고 냉정해야 될 때는 그러지 못했다. 적어도 시즌 초반에는 심각했다.

푸이그는 지난 6월 4일 올 시즌 첫 경기 후 7월까지 0.24(12볼넷, 51삼진)라는 최악의 볼넷/삼진 비율을 보였다. 리그 평균인 0.40보다 낮다. 타자 배트에서 닿지 않을 것 같은 공에 배트 나가는 일이 일쑤였으며, 초구에 배트 돌리는 일도 허다했다. 장타력 하나는 일품이지만 볼넷 출루에는 영 소질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찬스를 이어가야 할 때도 종종 맥을 끊는 플레이를 하곤 했다.

그러던 푸이그가 7월 이후 ‘우리 푸이그가 달라졌어요’를 찍기 시작했다. 팀의 반등에 고무된 것일까. 0.24에 불과하던 볼넷/삼진 비율은 8월부터 9월 17일 경기까지 0.56(20볼넷, 36삼진)로 두 배 이상 좋아졌다. 특히 공을 많이 봐야 하는 1번타순에 배치됐을 때 0.58(7볼넷, 12삼진)의 볼넷/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좋아지니 성적도 좋아졌다. 1번에 나설 때 푸이그의 OPS는 1.205다.

이날도 6회초 류현진의 볼넷, 닉 푼토의 2루타, 마크 엘리스의 볼넷으로 1사 만루에서 푸이그가 후속타자로 나서 힐의 5구 째 싱커를 골라내 밀어내기 볼넷으로 팀의 유일한 점수를 만들어냈다.

팀은 패배했지만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는 카힐의 싱커에 배트를 쉽게 내지 않았다는 것은 푸이그의 진화를 증명해준다. 그의 야생마 같은 성격도 서서히 길들여지기 시작한 듯하다. 매일매일 성장하는 다저스의 미래 푸이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즐겁다.

사진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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