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아스널의 열망, 어떤 축구보다 아름다웠다
입력 : 2014.05.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아스널은 세련된 패스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FA컵 결승에서 팬들을 매료시킨 것은 아스널의 장기인 패스가 아닌 우승을 향한 열망이었다.

아스널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의 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아스널은 2005년 이후 9년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아스널과 헐시티. 팀의 이름만큼이나 전력 차도 차이 난다. 두 팀의 대결을 예상한다면 거의 모든 이들은 아스널의 승리를 점칠 것이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달랐다. 아스널은 헐시티의 기습에 당하며 전반 8분 만에 2골을 먼저 내줬다. 헐시티가 2-0으로 앞서자 이변의 연출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런데 2실점은 아스널 선수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아스널이 9년 동안 우승을 못한 사이 라이벌 팀들은 트로피 수집에 바빴다. 이번에도 우승을 못하면 아스널은 리그 내의 강호 정도로 평가될 지도 모를 일이었다.

전반 17분 산티 카솔라가 그린 아름다운 호는 헐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6분 로랑 코시엘리는 터닝슛으로 2-2 동점골을 넣었다. 득점 직후 다리에 이상이 생겼지만 교체 없이 120분을 뛰었다.

2-2 동점 이후 아스널은 오로지 공격만 했다. 초반에 보여줬던 헐시티의 기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헐시티는 2-2 동점이 되자 추가 실점을 막는데 급급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내려서 아스널 선수들을 막을 뿐이었다. 2-2 스코어를 연장전까지 유지하면 승부차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반면 아스널은 무조건 골을 넣고 이기겠다는 일념 하에 공격했다. 무모할 수도 있는 공격 작업도 했고, 무의미할 수도 있는 슈팅도 했다. 어떻게든 헐시티의 굳게 닫힌 골문을 열겠다는 의미였다.

아스널의 계속된 공격에 헐시티는 시간이 흐를수록 지쳤다. 수비의 핵 알렉스 브루스가 교체아웃되면서 수비 라인이 흔들린 원인도 있지만, 아스널의 기에 눌려 쫓아가는 것도 버거울 정도였다.

결국 정신력과 투지의 차이가 결과로 나타났다. 무조건 공격만 생각한 아스널은 연장후반 3분 올리비에 지루의 패스를 받은 애런 램지가 침착하게 슈팅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아스널답게 짧고 빠른 패스 연결에 이은 득점이었다.

그리고 아스널은 통산 11번째 FA컵 우승을 들어올렸다. 지난 9년의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모두 털어냈다.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아스널의 열망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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