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천적 넘어서지 못한 최원준-데스파이네, PO 2차전 졸전 주인공
입력 : 2020.11.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2020년 플레이오프 2차전은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와 최원준(두산 베어스)이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선발 투수들이 명품 투수전을 보였던 1차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띄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두산이 KT를 4-1로 누르고, 포스트시즌 4연승을 달렸다.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둔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이번 2차전은 두 선발 투수가 과연 각자의 천적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데스파이네와 최원준 모두 올해 정규 시즌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선발진의 일익을 담당했다.

올해 KT에 합류한 데스파이네는 35경기 출전해 15승 8패, 207.2이닝 152탈삼진,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팀 내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최다승을 소화한 데스파이네였지만 기복이 문제로 지적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것이 유력한 두산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한 상대 전적 열세도 그 중 하나였다. 데스파이네의 두산 상대 성적은 4경기 1패, 23이닝 13탈삼진, 평균자책점 7.04이다.

1회를 삼자범퇴 이닝으로 마무리했을 때만 해도 이러한 걱정은 기우로 보였다. 그러나 곧 두산의 타선은 집중적으로 데스파이네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야수들의 도움으로 2회, 3회를 각각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KT의 2루와 3루는 너무나 쉽게 발길을 허락했다. 두산의 타자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자들을 홈까지 불러들였고, 5회 그런 모습이 두드러졌다.

데스파이네는 5회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에 연속 안타를 내줬고, 오재일에게 볼넷마저 허용하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구원 등판한 유원상이 김재환에게 2실점 했지만, 유원상을 탓하기는 힘들었다. 오늘도 데스파이네의 패스트볼은 포심, 투심 가릴 것 없이 구속 150km/h를 넘나들었지만, 두산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데스파이네-장성우 배터리는 3회부터 커브와 체인지업이 섞인 볼 배합을 선보였으나, 제구가 되지 않은 변화구는 무용지물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빠른 교체로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았다

KT 타선의 득점권 침묵과 김태형 감독의 빠른 교체가 대량 실점을 막았을 뿐, 답답한 것은 최원준도 마찬가지였다.

최원준 역시 올해 6선발로 출발해 차츰 안정적인 투구로 믿을 만한 토종 선발로 성장했다. 올해 최원준의 정규 시즌 성적은 42경기(18선발) 123이닝 94탈삼진, 평균자책점 3.80으로 준수했다. 그러나 데스파이네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것이 유력한 상위팀 KT와 NC를 상대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고, KT를 상대로는 5경기(2선발) 15.2이닝 13탈삼진, 평균자책점 6.89를 기록했다.

1회부터 조용호에게 정타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노출한 최원준은 2회 세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심우준의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지만, 좋지 않던 구위는 결국 3회 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1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패스트볼은 밋밋했고, 슬라이더는 제구가 되지 않아 오래 끌고 가기 어려웠다.

어제 1차전이 두 팀의 희망을 본 경기였다면, 오늘 2차전은 두 팀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경기였다. 단순히 이번 플레이오프뿐 아니라 상대를 꺾고 올라가 NC와 상대할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로 최소 선발 투수 3명의 활약이 필요하다. 데스파이네와 최원준 모두 NC를 상대로도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상성을 극복하지 못한 오늘 졸전은 두 팀 감독의 근심거리 하나를 던져줬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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