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없는 운영에 시즌 농사 망친 리버풀
입력 : 2025.05.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14개월 만에 처음 보는 안필드의 무기력함이었다.

리버풀은 1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아탈란타 BC와 2023/24 UEFA 유로파리그(이하 UEL) 8강 1차전 홈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레알 마드리드전 이후 14개월 만의 홈 패배다.


리버풀의 발목을 잡은 건 계속되는 골 결정력 부재다. 리버풀은 이날 슈팅 19회를 시도하고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슈팅 11회로 세 골을 만든 아탈란타와 비교되는 수치다.

문제는 공격진이다. 그나마 주득점원인 디오고 조타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건 모하메드 살라와 다르윈 누녜스뿐이다. 살라는 30대에 접어든 후 파괴력이 줄어들었다는 평이 있지만 누녜스에 비하면 양반이다. 아직 리버풀에서 두 시즌도 채 소화하지 않은 누녜스의 빅 찬스 미스 횟수는 무려 '58회'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시즌 막바지 운영방식도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다. 종합 스코어를 5-1로 벌려놓고 임한 스파르타 프라하와 UEL 16강 2차전 주전을 대거 기용한 것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리버풀은 그 경기 직후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 3-4로 역전패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내부 상황도 뒤숭숭하다. 구단의 티켓 가격 2% 인상 발표 후 현지 팬들은 항의의 의미로 아탈란타전 응원을 보이콧했다. 팬들의 함성이 만드는 위세가 곧 안필드의 홈 이점임을 감안하면 선수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자연스레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역시 적신호가 켜졌다. 맨체스터 시티와 아스널에 비하면 경기력 기복이 심한 편이고, 무딘 공격력 못지않게 수비도 불안하다. 3월 초 노팅엄 포레스트전이 마지막 무실점 경기일 정도다.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UEL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주중 하루 이틀 늦게 경기를 치르는 만큼 리그 일정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2차전이 남아있지만 원정 역전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경기력이다. 이에 '후보 선수 위주로 2차전을 구상하고, 리그에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 패널로 활약 중인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는 "끔찍한 결과와 경기력이다. 위안 삼을 만한 점은 2차전에 후보 선수를 모두 내보내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공수 양면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것에 대해 클롭 감독도 여느 때와 달리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들은 가장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음을 느낄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 어쩌면 2차전에서 뒤집을 수 있겠지만 지금 중요한 건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패배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클롭 감독의 리버풀 여정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 리버풀은 UEL 트로피 도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뿐만 아니라 시즌 후반기 납득하기 어려운 운영 탓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레이스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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