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축구월드] 홈텃세 천태만상...호텔방 잡고 미인계까지
입력 : 2012.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 원정에서 지독한 홈텃세에 고생하고 있다. 선수단 기자단 비자 발급 지연부터 시작해 열악한 잔디 상태의 훈련장을 제공하고 훈련 시간도 어정쩡하게 배치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원정 피로를 가중시켰다. 최강희 감독이 “한국 원정을 올 때 한강 고수부지에서 훈련하게 해야 한다”고 농담 섞인 분노를 표할 정도였다. 홈 어드벤티지는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이렇게 예의를 잊은, 도를 넘은 홈텃세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위배한다. 축구 역사에 남은 홈텃세 백태를 한 자리에 모았다.

▲ 훈련장 문을 잠궈라
200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은 말리에서 개최됐다. 전 대회 우승팀 카메룬은 개최국 말리와 준결승전에서 격돌했는데, 경기를 앞두고 수도 바마코로 이동한 카메룬 대표팀에 조직위가 제공한 곳은 허름한 콘도미니엄이었다. 식당도 없어 선수들이 직접 식기와 주방도구를 옮겨야 했고, 숙소 내 수영장 및 물리 치료 시설이 없어 인근 호텔로 이동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훈련장이었다. 훈련 시간을 식사 시간인 5시에 배정했고, 경기장 관계자가 그라운드 출입구를 잠근 채 사라져 카메룬 선수들은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담을 넘어야 했다. 카메룬은 홈텃세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 원정팀의 응원을 막아라
2009년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 제패 여정에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동의 홈텃세였다. 포항은 카타르 클럽 움살랄과 4강전에서 만났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둔 뒤 도하 원정이 예정돼 있었다. 중동 세력이 막강한 아시아축구연맹은 동아시아 포항과 서아시아 움살랄의 대결에 서아시아 지역 바레인 주심을 1차전에 배정한 바 있다. 2차전 원정 경기에선 카타르 교민과 원정 응원단이 현지 경찰의 위압적인 저지로 일어서서 응원을 하지 못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포항은 움살랄을 넘고 결승에서 알이티하드까지 물리치며 정상에 올랐다.

▲ 비행은 2시간, 입국심사만 4시간
2011년 11월 일본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평양 원정에서 홈텃세를 경험했다. 비행 시간은 2시간이 채 안되지만 입국 소속과 심사를 거치는데만 무려 4시간이 걸렸다. 선수들은 이 시간동안 진이 빠졌다. 취재 기자와 서포터즈 입국 숫자도 각각 10명과 150명 등 소수로 제한했다. 숙소인 호텔에 음식도 반입이 불가해 평양 호텔이 제공한 탄수화물 80%의 식사 밖에 할 수 없었다. 일본은 이 경기에서 0-1로 패했지만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 밤새 술 먹이고 미인계
방송인 홍석천은 지난 2009년 SBS ‘강싱장’에 출연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포르투갈과의 D조 마지막 경기 2일 전,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던 홍석천은 포르투갈의 핵심 선수 콘세이상, 쿠투, 코스타, 바이아가 들어오는 것을 봤다. 그는 “한국전을 앞두고 있는데 외출해도 되냐”고 물었고 선수들은 “한국을 이길 것이기 때문에 놀아도 된다”고 대꾸했다. 이에 발끈한 홍석천은 미녀 후배들을 불러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권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숙소로 사용한 호텔 방을 하나 더 잡고 밤새 술을 마셨다는 후문이다. 홍석천은 포르투갈 선수들은 이로 인해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고 했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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